[스칼라튜] ‘오징어 게임’과 북한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1.10.19

최근 한국의 황동혁 감독이 제작한 한국 TV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 드라마는 한국 돈으로 456억(미화 약 3천8백5십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생존 게임에 참가한 선수들이 총 6개의 게임을 하면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을 벌인다는 내용입니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즉 세계적으로 각광 받고 있는 미국 온라인 영상 스트리밍 회사 영화와 드리마 가운데 거의 전세계에서 시청율 1위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의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 음악, 음식과 컴퓨터게임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중동, 유럽, 남미와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한류 열풍’이라고 불리는 이 문화 현상은 몇년 전부터 미국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고 최근에도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이런 한류 열풍을 세계적으로 또 한번 각인시켰습니다.

‘한류’라 불리는 한국의 드라마, 음악과 영화는 약20년 전부터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약 16년전 한국의 사극 드라마 ‘해신’은 미국 에미상 경쟁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남북한의 분단과 전쟁을 바탕으로 하는 한국 강재규 감독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는 미국에서 상영된 후 프랑스, 영국, 벨지끄(벨기에), 네덜란드, 독일과 다른 유럽에서도 개봉되었습니다. 또 탈북자의 비극을 묘사하는 한국 영화 ‘크로싱’도 미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오징어 게임’처럼 한류 중 기적과 같은 결과를 거둔 작품은 하나 더 있었습니다. 그것은 세계적으로 ‘Parasite’로 알려진 ‘기생충’이라는 영화입니다. 한국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이 영화는 2019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습니다. ‘기생충’은 제 77회 미국 골든 글로브상에서 한국 영화로써 처음으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고, 2020년 세계적으로 명망이 가장 높은 영화제,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 국제영화상, 감독상, 각본상의 4개의 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기생충’은 역사상 아카데미 작품상을 처음으로 수상한 최초의 비영어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몇십 년 후에도 ‘기생충’은 세계 영화사에서 1939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1997년 ‘타이타닉’ 등 북한에서도 인기 많은 유명 영화만큼 계속 사랑을 받을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같은 민족인데도 북한의 언론은 한국 ‘한류’의 세계적인 대성공을 보도하지도 않고 축하하지도 않습니다. 반대로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와 통일전선부 산하 북한 대외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10월 12일 ‘최근 약육강식과 부정부패가 판을 치고 패륜패덕이 일상화된 남조선 사회의 실상을 폭로하는 TV극 '오징어게임'이 방영되어 시청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북한 선전을 보면 문제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오징어 게임’은 실화가 아니라 소설입니다. 한국에서 실제로 죽음의 게임을 벌이는 곳은 없습니다. 정반대로 북한 당국은 수십개 정치범관리소와 교화소를 계속 운영해 왔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한국보다는 북한의 열악하고 억압적인 상황을 잘 묘사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 관영 언론은 한국의 ‘오징어 게임’을 비판하지만, 당국 통제에 의해 고립된 북한 주민들이 마이크로 SD카드나 USB를 암시장에서 구매하지 않는 이상 한국이나 외국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없습니다. 인터넷 연결이 안되고 최고지도자와 노동당을 숭배하는 TV만 볼 수 있는 대다수 북한 주민들은 넷플릭스나 ‘오징어 게임’이라는 드라마가 무엇 인지도 모를 것입니다.

‘오징어 게임’에 나와 목숨을 걸고 엄청난 상금을 위해 게임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주로 재정적인 문제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즉, 엄청난 빚을 갚지 못해 이러한 비밀스러운 죽음의 게임에 참가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한국식 자본주의의 부작용을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할 될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자본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세계 10위 경제강대국이 되었습니다. 또한 한국의 생활수준은 북한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높고, 일반 주민들이 구매할 수 있는 자동차, 전자제품과 다른 가정용품은 북한 일반 주민들은 꿈도 못꾸고 상상할 수도 없는 것들입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나라는 없습니다. 북한과 같은 독재 국가들만 사회, 정치, 경제가 완벽하다고 주장합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를 인정하고 주민들의 인권과 인간안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한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영화 감독을 포함한 예술가와 미술가들은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사회, 정치, 경제 관련 문제를 지적하면서 나라의 발전에 기여합니다. 한국은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포함한 모든 인권을 존중하기 때문에 ‘오징어 게임’이나 ‘기생충’과 같은 세계적으로 인기많은 TV드라마와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인권 탄압국인 북한에서 영화 감독들이 북한의 사회, 경제, 정치, 주체사상, 십대원칙, 노동당, 또 최고지도자를 비판하는 영화나 TV드라마를 제작할 수 있을까요? 절대로 안됩니다. 그러한 작품을 제작할 생각만으로 체포되서 정치범관리소에 구속되거나 처형을 당합니다. 세계적으로 각광 받는 한국의 영화, 드라마 등 ‘한류열풍’을 보면서 북한 주민들도 사회비판, 체제비판 등 의사표현의 자유를 포함한 모든 인권을 누릴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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