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빈 약속인 ‘병진 노선’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19-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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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내 한국 자산의 철거를 지시했습니다. 금강산관광지구는 한국 대기업인 현대그룹이 개발한 것입니다. 현대그룹에 속한 현대아산은 21년전인 1998년부터 2008년까지 금강산관광지구에 투자한 액수는 한국 돈으로 약 2300억원, 미국 돈으로 약 2억 달러 정도 됩니다. 지난 2년 가까이 미북, 남북 정상회담이 여러번 이뤄지면서 사실 현대그룹은 금강산관강 사업을 소생시킬 희망을 가지고 있었을 것입니다. 외국인의 직접 투자나 한국의 직접 투자를 몰수하는 것은 북한의 국가 신뢰성에 손상을 입힐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외국인이나 한국 투자자들이 외국 회사의 재산을 압류하는 북한의 투자환경을 더 이상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 당국은 바깥세계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제한할 목적으로 언론을 심하게 검열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일반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는 바깥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파악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북한이 지난 70년 넘게 현실을 왜곡해 왔지만 열악한 경제 상황과 인권 탄압을 영원히 숨길 수는 없습니다. 북한 당국은 2012년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강성대국’을 이룬다고 했지만, 현재 북한의 권력세습 독재 체제는 ‘강성대국’과는 전혀 거리가 멉니다. 또한 김정은 정권 하에서 북한이 ‘병진노선’을 주창하지만, 핵무기와 미사일만 개발하는 것이지, 대다수 주민의 경제, 위생과 보건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이웃 나라를 위협하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있습니다. 또한 국제사회와 유엔 안보리 결의를 무시하고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핵과 미사일 개발, 김 씨 일가 신격화를 위해 쓰는 돈을 북한 주민의 식량, 보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썼다면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은 많이 좋아질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북한의 정권이 정권 유지와 김정은 신격화에만 집중하면서 주민들의 복지와 보건을 무시하면서 인권을 심하게 유린하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필요한 것이 핵폭탄, 미사일이나 웅장한 궁전이 아니라, 주민을 위한 적절한 식량, 보건, 위생과 교육을 위한 투자입니다. 3대 권력 세습을 이룬 김씨 일가의 유일한 목적은 주민들의 복지가 아닌 북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점이 명확합니다.

북한이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가 절실히 필요하지만, 투자자를 보호하지 않고, 투명성이 없고 , 부정부패가 아주 심하기 때문에 북한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아주 위험한 투자처입니다. 북한 주민들을 도우려는 남북한 간 경제협력이 북한 당국의 비합리적 조치 때문에 무너졌습니다.

한국의 기업인 현대 아산은 북한의 금강산 지구에 투자해 1998년부터 금강산관광사업으로 남북경협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관광객들이 금강산지구를 방문하면서 북한 당국도 적지 않은 외화를 벌었고 북한 사람들도 그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2008년7월11일에 53세의 한국 여성 관광객 박왕자 씨가 군사 경계지역을 침범했다는 이유로 북한군의 총에 의해 사망했습니다. 박왕자 씨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관광 사업은 중단 되었습니다. 그러다 북한 당국은 현대 아산 재산을 몰수했고 개성공단 남북경협를 통해 번 미화를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나누지 않고 주로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투자했습니다. 이러한 김정은 정권의 분별없는 조치로 1년에 약 4억6천950만 달러 규모의 남북경협은 몇년 전 중단되었습니다.

현재 한국의 문재인 정부는 남북경협을 다시 고려하기 시작했지만, 남북경협을 다시 시도하려면 북한 당국이 한국 형제들과 다른 이웃나라를 위협하는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한 죽음의 도구를 포기해야 합니다. 또한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려면 투명성이 필요합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월급을 미화로 받는 것이 아니라, 북한 당국이 마음대로 찍을 수 있는 가치 없는 북한 돈으로 받습니다. 이렇게 투명성이 전혀 없는 상황에선 북한 당국이 남북경협, 외국인 관광과 외국인 직접 투자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를 핵과 미사일, 김정은과 고위 간부들이 즐기는 사치품, 김정은의 신격화와 정권을 유지하는데 100% 쓴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2만 여명이 수감되어 있는 정치범 관리소를 운영하고, 고위 간부들과 그들의 친척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숙청이  벌어지고, 북중 국경지대에서의 감시와 탄압이 심해지면서 북한의 인권상황은 여전히 열악합니다. 북한 당국이 한국과 외국인 직접 투자자들의 재산을 압수한다면 외국인 직접 투자에 의한 북한 경제개발의 미래가 없습니다. 또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투자하고 주민들을 탄압하며 개혁과 개방을 계속 거부한다면 ‘병진노선’의 실행은 불가능하며 북한의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영원히 찾지 못할 것입니다. 인권개선, 개혁, 개방, 투명성, 적절한 외국인 투자를 위한 환경 조성이 없이는 핵과 함께 경제도 개발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병진노선’은  ‘강성대국’처럼 빈 약속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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