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2020년 북한 대사면과 8년전 버마 대사면의 교훈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0.11.24

북한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정권은 지난 10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대사면을 실시했습니다. 사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8월 중순부터 이러한 대사면이 실시될 것이라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의하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지난 7월 30일 ‘조선노동당 창건 75돌을 맞으며 조국과 인민 앞에 죄를 짓고 유죄판결을 받은 자들에게 대사면을 실시하고, 9월 17일부터 실행한다’는 정령을 발표했습니다. 북한 내 소식통에 의하면 석방된 수감자수는 약 7천 여명 정도 됩니다. 하지만 수감되어 있던 시설이 정치범관리소인지 교화소인지 교양소인지 어떤 종류의 수감시설이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고, 이번에 석방된 수감자들이 어떠한 유죄판결 때문에 수감되어 있었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번 대사면에 의해 석방된 수감자들에게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국가로부터 받은 지원은 하나도 없습니다. 북한 소식통에 의하면 그들이 새로 정착한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그들을 돌봐주고 그들에게 필요한 생활필수품과 식량을 공급해 줘야 한다고 합니다.

지난 몇 십 년 동안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하여 한국, 일본, 중국을 포함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자유민주주의, 개혁과 개방을 거부하며 인권을 가장 심하게 유린하는 아시아 독재국가들은 북한과 버마뿐입니다. 북한은 개혁과 개방을 고려하지 않고 김씨 일가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제2의 권력세습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 달리 군사독재체제인 버마에서는 약 8년전부터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그 때 버마 정부는 대사면을 발표하고 700여명의 죄수를 석방했습니다. 그들 중 약 300명은 정치범이었습니다. 8년전 버마 정치범 대사면은 아시아 역사상 규모가 가장 큽니다. 그래서 미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은 이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2012년 22년 만에 유명한 고위 외교관 데렉 미첼 대사를 주 버마대사로 파견했습니다. 또한 미국과 국제사회는 버마 군사정권에 의한 사악한 인권유린 때문에 실시하던 제재까지 완화했습니다.

북한은 2012년 1월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생일, 2월 16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생일, 4월15일 김일성 전 국가주석 100 주년의 생일 그리고 이번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을 앞두고 여러번 특별 대사면을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건국 후 72년동안 김씨 일가 3세대의 통치아래 있습니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권력을 세습하기 위해 1974년부터1994 년까지 20년동안 준비할 시간이 있었고, 북한의 지도자가 되었을 때 그의 나이는 52세였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권력을 세습 받기 위해 준비했던 시간이 2009년초부터 2011년말까지, 3년이 안되었으며 그의 아버지 사망 후 지도자가 된 당시 나이는 27살이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생일, 또한 조선노동당 창립을 기념하기 위해 대사면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조상의 유산을 소중히 하는 의무를 다하는 아들과 손자로 보이려 하고 있습니다. 또한 조선노동당 창립 75주년 기념을 앞두고 대사면을 발표했다는 것은 김정은 중심 일심단결을 강조하려는 의도를 보입니다. 그러나 북한당국이 어떤 종류의 범죄를 용서했는지, 또는 정치범들까지 석방했는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정치범관리소의 존재를 계속 거부해왔습니다. 그러나 위성사진, 정치범관리소에서 탈옥하여 탈북한 정치범과 2014년2월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와 국제인권보호단체 전문가들에 따르면 12만 여명이 재판 절차 없이 북한의 사악한 정치범관리소에 갇혀 있습니다. 북한 정치범의 대부분은 탈북하려다 중국 공안에 붙잡혀 강제북송된 사람, 가족의 생존을 위해 북한의 비공식적인 장마당에서 장사한 사람, 다른 정치적 또는 종교적 이유로 구속된 사람들입니다. 이세상에서 정치범 대사면이 필요한 나라가 있다면 그 나라는 바로 북한입니다. 그러나 김씨 일가의 정권은 정치범과 정치범관리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정치범을 석방할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북한은 인권탄압국입니다. 북한은 자유민주주의국가에서 기본적 인권으로 생각하는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를 금지합니다. 그래서 자유세계에서는 정상적인 행동으로 보는 행위라도 북한에서는 재판과 절차 없이 정치범수용소에 구속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국제사회에 참여하려면 버마의 예를 교훈 삼아 정치범 대사면을 고려해야 합니다. 물론 아직까지 군사독재체제인 버마에는 정치범들이 많으며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습니다. 결국 모든 버마 정치범이 석방되도록 국제사회의 압력은 강화될 것이지만, 8년전 제한적 버마 정치범 대사면에 국제적 반응은 긍정적이었습니다.

북한 정권이 정치범수용소와 한국과 외국인 납북자의 현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정치범과 납북자를 석방하면 버마처럼 국제사회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조치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계속 국제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으며 고립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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