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수필] ‘모범 소수 민족’ 한국계 미국인

지난 3월3일 미국 연방인구조사국이 아시아계 인구의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계 미국인이 354만 명으로 다른 아시아계 미국인보다 가장 많고, 필리핀계가 305만 명으로 2위, 인도계가 277만 명으로 3위, 베트남계가 164만 명으로 4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은 156만 명으로 5위에 올랐습니다.

0:00 / 0:00

한국계 미국인156만명은 오래전부터 '모범 소수민족'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한인들은 기업성이 아주 좋고 일을 열심히 하기 때문입니다. 또 대다수가 경제적으로 성공하고, 교육열이 매우 높아 자식 교육에 투자를 많이 하고 특히 젊은 사람의 학력이 높은 편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계 미국인의 역사는 1903년 1월 13일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날 최초의 한인 이민자들이 하와이에 도착하였기 때문에 그날의 의미는 한국계 미국인들에게 남다릅니다. 지난 2005년 12월 미국 연방 하원과 상원은 매년 1월 13일을 '미주 한인의 날'로 제정하는 것을 승인했습니다.

가장 많은 한국 이민자들은 남북전쟁 이후 1950년대, 특히 1965년 이민법 개정에 따라 미국 이민이 쉬워지면서 많이 들어왔습니다. 현재 한국계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은 서부의 캘리포니아 주, 동부의 뉴욕 주, 뉴저지 주, 코네티컷 주, 펜실베이니아 주, 버지니아 주와 메릴랜드 주 등입니다.

한국계 미국인 중에서는 유명한 학자, 작가나 운동선수들 같은 유명 인사가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7년에 미국 일리노이 주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이론물리학자이던 이휘소 교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자였습니다.

제이 리 작가는 1995년에 헤밍웨이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정을 받았고, 1920년에 태어난 새미 리 씨는 미국 다이빙 선수로서 1948년 런던 하계 올림픽 대회에서 미국의 아시아계 사람으로는 처음 금메달을 딴 선수였습니다. 또한 현재 20세인 미셸 위 양은 '골프 천재'라고 불릴 정도로 훌륭한 선수입니다.

최근에는 한국계 미국인이 자랑할만한 소식이 또 있었습니다. 미국 동부지역에 있는 명문대학들을 말하는 '아이비 리그' 안에 첫 한국인 총장이 탄생했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하버드대 의대에서 국제보건사회의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김용 교수입니다. '아이비 리그'에 속하는 미국의 명문대인 다트머스대학은 최근 4백명의 후보자 중 김 교수를 총장으로 선출했습니다.

또 '해롤드 고'로 알려진 고흥주 교수는 미국 법무부 인권담당 차관보로 지내다 몇 년전 '아이비 리그'에 속한 명문대인 예일대 법학전문대학원의 학장이 되었습니다. 전 조지 부시 행정부 내에서 그레이스 정 베커 씨는 법무부 민권 담당 차관보로 한국계 미국인으로는 최고위직에 올랐습니다.

상당수 한국계 미국인들은 '모범 소수민족'으로서 많은 노력 끝에 유명한 학자, 예술가, 음악가, 작가나 운동선수로, 또 정부 공무원으로서 대우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한국계 미국인은 얼마전까지도 미국의 정치 무대에서는 활동이 그리 활발하진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의회의 의원으로 선출된 사람은 1990년대 3기에 걸쳐 공화당 의원으로 재직한 제이 김 하원의원 한 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여러 젊은 한국계 미국인들은 미국의 정치 무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38세인 '샘 윤' 보스턴 시의원은 얼마전 미국 동부의 주요 도시인 보스턴 시장으로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이처럼 1903년 이후로 100년이 넘게 한인들은 태평양을 건너 '약속의 땅'인 미국을 찾아 열심히 노력하고 능력을 발휘해 '모범 소수민족'으로서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의 경제 상황은 무척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학자, 대학교수, 미국 정부 고위관리나 정치인으로 활동이 활발한 젊은 한국계 미국인을 보면 한국계 미국인들의 미래뿐만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동맹, 경제 교류와 문화 교류의 미래가 더욱 밝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