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최선희 기자회견이 보여준 북한의 의도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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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말의 하노이 미북 수뇌상봉은 실패로 끝나 버렸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외무성 부상 최선희는 기자회견에서 매우 중요한 선언을 했습니다. 이 선언은 현 단계에서 북한이 희망하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겉으로 보면 최선희 부상은 북한이 미국과 더 회담을 하지 않겠다는 암시를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최선희는 “우리는 어떠한 형태로든 미국과 타협할 의도도, 이런 식의 협상을 할 생각이나 계획도 결코 없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선희의 발언을 자세히 보면 사뭇 다른 점이 보입니다. 북한은 여전히 회담을 할 의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측이 이 회담에 참가하도록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도 많이 느껴집니다.

제일 흥미로운 것은 최선희 부상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욕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김정은과 트럼프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chemistry)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북한의 진심인지 아닌지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북한측이 이것을 강조한다는 점입니다. 북한 외교관들만큼 무례하고 욕설을 마구 하는 외교관들은 세계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에 대한 좋은 말은 매우 중요한 신호로 보입니다. 북한이 하노이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회담을 할 의지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최선희는 하노이의 실패를 설명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15일 회견에서 최선희는 이 책임을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에게 돌렸습니다. 그들이 강도라고 마구 비난했습니다.

북한측의 희망은 무엇일까요? 북한에 대한 경험도 많고 북한 협상기술을 잘 아는 미국 외교관들과 공무원들을 고립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면서 미국 측으로부터 비합리주의적인 양보를 얻으려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이 정책은 합리주의적인 정책입니다. 이번에 최선희의 선언은 북한측이 이 노선에 여전히 희망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선희 부상의 발언을 보면, 북한측이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암시를 했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북정책 때문에 미국 국내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인기가 많은 강경파는 “트럼프 대통령이 필요 없는 양보를 벌써 많이 했고 얻은 것은 북한측의 거짓말과 거짓 약속 뿐”이라고 지적합니다. 반면에 트럼프와 그 지지자들은 이에 대해 북한측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한 것은 큰 성공이라고 반박합니다.

그러나 북한측이 지금 미사일 발사를 한다면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 여당 즉 공화당에 심한 타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사실을 잘 아는 북한은 당연히 이러한 위협을 압박 수단으로 쓰고 있습니다.

최선희의 발언을 보면 현 단계에서 북한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북한측은 여전히 미국과의 회담을 희망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측은 미국측이 회담에 응하지 않는다면 미국에 압박을 가할 수단이 있다는 것을 암시했지만, 여전히 타협을 할 수 있다는 의지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것은 좋은 소식입니다. 미국과 북한이 회담을 통해 양측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타협을 이룬다면 세계가 환영할 것입니다. 물론 양측 모두 자신이 더 많은 이익을 얻고 상대가 더 많이 양보하게 하도록 전략을 세울 것이지만 이것은 놀라운 것이 아닙니다. 협상과 거래는 외교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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