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하노이 회담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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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7-28일에 윁남(베트남) 수도인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미북정상회담은 아무 결과 없이 결렬되었습니다. 미국과 북한 지도자들은 준비했던 맛있는 점심도 먹지 않고 회담장에서 나와서 각자 호텔로 돌아갔습니다. 공동성명도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하노이에서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요? 북한측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북한은 그 대가로 2016년 이후에 실시하기 시작한, 북한경제를 겨냥한 대북제재를 미국측이 취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미국은 당연히 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회담은 결렬되었습니다.

미국이 북한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영변 핵시설은 모든 핵시설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핵무기의 기본인 농축우라늄 생산은 영변뿐만 아니라 강선 핵시설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 국가들은 그 밖에도 알려지지 않은 비밀 시설이 북한에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북한은 영변을 포기할 경우에도, 핵 생산 능력의 거의 절반 정도 즉 미사일 생산 능력을 모두 다 유지할 뿐만 아니라 벌써 생산해 온 수십 기의 핵무기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 영변 핵시설 폐기는 의미가 조금 있을 뿐입니다.

반대로 미국은 2016년 이후의 대북제재를 취소한다면 앞으로 북한측에 압박을 가할 수있는 수단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유엔 안보리 상황을 보면 미국측이 한 번이라도 대북제재를 취소할 경우 다시 대북제재를 복원할 희망이 아예 없습니다. 중국측도 러시아도 다시 제재를 만들 생각이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 북한측의 제안은 매우 불평등한 제안입니다.

지금 세계의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측이 자신들의 타협안이 매우 불평등한 것을 알면서도 제안한 것을 매우 놀랍게 생각합니다.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전문가들은 두 가지 가설을 제기하였습니다. 하나는 북한은 개인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 줄 알았을 거라는 얘깁니다. 흥미롭게도 북한은 지난 몇 개월 동안 미국 외교관과 핵문제 관련 아무 회담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적으로 만나면 이만큼 불평등한 타협안이라고 해도 설득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가설은 북한측은 이 제안을 했을 때 앞으로 오랫동안 흥정을 할 생각이 있습니다. 무슨 뜻일까요? 장마당이든 외교회담이든 먼저 매우 높은 가격을 달라고 하고 나중으로 갈수록 양측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에 동의합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북한의 첫 걸음이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하노이에서 아무 결과가 없다는 것은 별로 큰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과 북한의 공식적인 자료를 보면 서로 비판이 없지는 않지만 비난은 없습니다. 양측은 앞으로도 외교접촉을 할 의지를 분명히 표시하였습니다. 그래서 현 단계에서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것 같다 해도 양측이 멀지 않은 미래에 회담을 시작하겠다고 하니까, 조만간 미북간의 타협이 생길 가능성은 여전히 있습니다. 타협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2017년처럼 시끄럽고 긴장감이 많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이것도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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