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왜 민주주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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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0일은 한국 정치에서 매우 중요한 날이 될 것입니다. 총선거 즉 국회의원 선거일인데요, 이날 한국 국민들은 투표소 찾아, 자신을 대표하는 후보 및 정당을 택할 것입니다. 북한 인민들의 투표용지와 달리, 남한 사람들의 투표용지에는 수많은 후보와 정당의 이름이 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투표지일 겁니다. 이것이 바로 자유민주주의의 선거입니다. 국민들은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그리고 대통령을 뽑는 각각의 선거를 통해 국가의 정치 노선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표시할 수 있는 체제입니다.

솔직히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단점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러나 지난 100년 동안 세계 역사의 흐름을 보면, 자유민주주의를 택하는 나라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체제 아래 사는 사람들의 비율도 세계 인구에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보다 흥미로운 것은, 몇 개의 예외가 있지만, 세계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들의 절대다수는 민주주의 정치를 하는 나라들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정치에서 민주주의는 약점이 없지 않아도 강점이 더 많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느 나라에서 경제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한다면, 이 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경제성장을 가속화하는 것을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사회복지 제도의 유지나 확대를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많은 경우, 한 나라 정부가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동시에 연금이나 의료 혜택 같은 사회복지를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때문에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생활이 별로 좋아지지 않더라도 안정된 생활을 원한다면, 사람들은 사회복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치세력을 지지할 것입니다. 반대로 안정은 없지만 생활이 빨리 좋아지는 것을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경제발전을 주장하는 정치세력을 지지할 것입니다. 결국 국민 다수의 의견에 따라 정치 노선이 정해질 것입니다. 이렇게 선택된 정치가 옳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마음도 바뀝니다. 이렇게 된다면 사람들은 다음 선거 때 다른 선택을 통해 의견을 표시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민주주의 국가의 국민 대다수는 정치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이 불만이 아주 극단적으로 커지지는 않습니다. 민주국가에서 정치 노선은 대체로 다수의 희망과 기대에 따라 움직이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멀지 않은 미래에 정치 노선을 자기 뜻대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자유민주주의는 또 한 가지 좋은 기능이 있습니다. 고위 정치인들에 대한 감시입니다. 민주국가에도 부정부패가 존재하지만 독재국가보다 심하지 않습니다. 기본 이유는 비리가 언젠가는 밝혀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서 아주 중요한 기본 요건은 권력자가 통제할 수 없는 자유 언론의 존재 여부입니다.

결국 부패한 고위 정치인들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언젠가는 법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반대로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에서는 독재자가 비호하는 간부들이 수많은 비리 행위를 해도 별문제가 없습니다.

세계에는 아직 독재 국가가 존재합니다. 중국도 그렇고 북한도 독재 국가입니다. 민주주의 체제가완벽하진 않지만 독재 국가의 독단적 정치 체제와 그 체제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의 삶을 본다면 왜 민주주의 체제를 선택해야 하는지, 그 이유는 분명해 보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이현주,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