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트럼프 대통령 친서와 김여정의 담화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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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 앞으로 친서를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세계의 사람들이 이 친서에 관련해 흥미롭게 느끼는 부분은 북한측에서 나온 반응입니다. 북한에서 영향력이 커진 김여정 부부장 즉 김정은의 여동생이 먼저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했습니다. 얼마 후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짜로 친서를 북한에 보냈다고 발표했습니다.

친서의 내용은 신형코로나비루스 문제와 관계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하는 것은 친서 내용보다 양국의 분위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도 김여정의 답장도 우호적인 스타일로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여전히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의지조차 없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왜 북한에 친절한 친서를 보냈을까요? 북한은 그동안 미국에 많은 불만을 표시했는데 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는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을까요?

이것은 서로 보내는 정치적 신호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요즘 세계 사람들은 북한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오늘날 제일 심각한 문제는 신형코로나비루스가 초래한 위기입니다. 언론인들도 대부분의 민중들도 다른 사건들은 거의 잊어버리고 신형코로나비루스 걱정만 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북한의 친서 교류는 양측이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자국의 정치 노선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미국에선 올해 대통령 선거가 열립니다. 대통령을 비롯해 모든 정치인들의 사고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선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고 있는데, 당연히 이기기 위해서 위기나 급격한 변화가 생기는 것을 기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북한이 올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을 자신의 외교 성과처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 정치계에서 북한 문제는 매우 작은 것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성공적인 부분이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에겐 도움이 됩니다.

바로 그 때문에 미국 행정부는 북한과의 관계를 좋게 유지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또 북한 역시 현 단계에서 위기를 고조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북한 지도부 입장에서 보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도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그는 군사력까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북한측은 자신들이 원하는 양보를 얻게될 희망도 있습니다.

또 하나, 이번 친서 교류는 또 다른 입장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지난 몇 개월 동안 김여정 부부장의 정치활동이 활발해졌습니다. 김여정은 사실상 북한에서 두 번째 중요한 인물로 등장했습니다. 김여정은 2018년 초부터 외교활동을 많이 했는데 지난 2년 동안 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별로 새로운 소식이 아닙니다. 결국 얼마 전의 친서 교류는 북한 정치에서도 미국 정치에서도 변화를 보여준다기 보다 오히려 변화가 별로 없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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