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러시아가 북핵 반대입장을 철회할 수 있다고 믿는 북한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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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대통령과 수뇌상봉을 할지도 모른다는 세계언론의 보도가 참 많았습니다. 이 수뇌상봉에 대한 이야기는 지난 수 년 동안 여러 번 나왔는데 계속 근거 없는 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여러 조짐을 감안해 볼 때, 수뇌상봉이 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해서 얻으려는 것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경제지원이나 정치적 지원을 얻을 희망이 있습니다. 특히 요즘 미국과 러시아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은 러시아에게 같이 미국을 반대하자고 외치면서, 러시아에게 이런 저런 양보를 얻을 희망이 있습니다. 북한은 특히, 러시아를 설득해서 러시아가 북핵을 이유로 한 대북압박을 지지하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는 희망도 있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북한이 러시아에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 많지 않고, 러·북 무역도 활발해질 희망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이 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러시아의 북한 핵무기 개발에 대한 태도입니다. 러시아는 북핵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까요? 러시아 당국자들뿐 아니라 거의 모든 정치세력이 북핵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개발 자체는 러시아의 국가이익에 심한 손실을 주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자신들이 핵개발을 하는 이유가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서고 자신들의 자위권 차원이라고 주장합니다. 북한은 러시아든 중국이든 자신들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신경 쓸 이유도 걱정할 이유도 아예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러시아 입장에서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러시아가 북핵을 위협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로 북한이 핵개발을 한다면 기타 국가와 핵기술 교류를 많이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가설이 아닙니다. 북한은 핵개발을 하는 파키스탄과 기술 협력을 많이 했고 지금도 핵개발을 꿈꾸는 이란과 협력을 많이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핵개발을 꿈꾸는 또 다른 나라들이 생기고 그들이 북한에 돈을 준다면 북한은 그들 나라와 협력하면서 핵기술을 전파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러시아 입장에서 매우 위험한 것입니다. 지금 러시아와 이란의 관계는 평이하지만 나중에는 크게 나빠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러시아와 파키스탄의 관계는 지금도 좋지 않습니다. 이란도 파키스탄도 러시아를 싫어하는, 중앙아시아의 이슬람원리주의 운동과 연계가 있는데, 이것 역시 나중에 러시아에 큰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러시아와 적대관계가 있는 나라에 핵기술을 알려준다는 위협은, 러시아가 북핵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됩니다.

또 다른 이유도 있습니다. 북한이 사실상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핵보유국이 된다면, 조만간 북한을 모방하는 기타 나라들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나중에 이들 나라 중에는 러시아와 매우 적대적인 나라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 때문에 러시아는 북핵개발을 환영할 이유가 없습니다. 러시아도 북핵을 위협이라 보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자들은 지금도, 앞으로도 러시아를 설득하려 매우 열심히 노력하겠지만 결국 그들이 원하는 성과를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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