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은 왜 코로나를 과장하나

란코프 ∙ 국민대 교수
2023.05.11
[란코프] 북한은 왜 코로나를 과장하나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마주한 북중 최접경 도시 중국 지린성 투먼에서 바라본 북한 온성군 남양에는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연합뉴스

란코프 교수
란코프 교수
오늘날 북한에서 나오는 소식은 옛날만큼 많지 않습니다. 북한은 2020년 초부터 코로나 방역에 사활을 걸었고 외부와의 관계를 사실상 차단했습니다. 최근에는 무역과 국제교류를 어느 정도 재개했지만, 지금도 사람들의 해외 출입은 엄격히 통제됩니다.

 

북한 당국자들은 이와 같은 방역 정책이 외부에서 살인적인 비루스가 돌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과 거리가 먼 주장입니다. 북한 언론에서 전례 없는 재앙으로 묘사된 신형 코로나 비루스의 영향은 이미 약해졌습니다. 비루스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자연 진화로 인해 이제 일반 독감이나 감기와 별 차이 없게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의 위험성에 대한 북한 당국의 주장은 그들이 만든 환상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왜 북한 당국은 나라의 문을 여전히 굳게 닫고 있는 것일까요?

 

답을 찾기 위해서는 북한이 국제 교류를 하는 기본 목적을 생각해 봐야 합니다. 목적은 단 하나, 외화벌이, 돈벌이입니다.

 

북한만큼 해외에서 원조와 지원을 얻어온 국가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상황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유엔 대북제재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에서 북한으로 과거처럼 지원 물자를 보낼 수 없게 됐고 미국과의 대립하는 중국은 완충지대인 북한을 후원하기로 했습니다. 중국으로부터 오는 지원은 북한 내부에 심각한 위기가 생기지 않을 정도의 양입니다. 또 중국은 대북지원을 할 때 아무 조건을 달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지도부는 힘든 원조 외교를 할 필요가 사라졌습니다. 특히 이러한 외교를 시작하면 외국인들의 입국을 허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정은이 북한 민중이 해외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 방문객, 특히 북한에 원조를 주려고 하는 외국 방문객은 사상적으로 가장 위험한 비루스입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은 사라진 지 거의 1년 된 전염병을 핑계로 고립정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물론 영원히 국경을 폐쇄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문이 열린다 해도 북한에 등장할 외국인들이 누굴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압도적으로 중국인과 러시아인들일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도 북한 체제를 무시하지만 그들은 다른 나라 사람들보다, 특히 남한 사람들보다 위험하지 않습니다. 또 오늘날 북한과 교류를 하고 원조를 제공할 수 있는 나라도 중국과 러시아밖에 없습니다.

 

이들 나라들도 북한과 무역할 때 대북제재를 위반하고 있지만, 러시아도 중국도 오늘날의 국제질서에 별로 신경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만약에 대북제재가 완화된다면, 북한은 지나친 중국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 다시 국제교류를 시작하고, 쓸모 있는 외국인들을 초청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이러한 행위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2~3년 동안 로동신문은 여전히 전 세계가 살인적인 전염병 및 자연 재앙에 빠진 지상 지옥으로 묘사할 것입니다. 이미 2~3년 전부터 로동신문 마지막 면에 등장하는 외국 사진은 신형 코로나비루스 사진이나 자연 재해 사진뿐입니다. 북한당국은 이 웃기는 거짓말을 이용해서, 북한이 외국과 어떤 교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해 나갈 겁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ndrei Lankov,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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