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6월 초, 한반도는 흥분에 휩싸였습니다. 특히 남한이 그랬습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과 동남아 국가 싱가포르에서 만날 예정이었고, 이 수뇌 상봉이 역사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했습니다.
당시 언론은 남한 사람들이 머지않은 미래에 평양을 거쳐서 중국까지 갈 수 있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을 내놨습니다. 남북 통일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몇 년 이내에 남북이 경제 통일과 비슷한 상황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당연히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 절대다수는 북한이 먼저 핵무기를 포기하고 그 대신 미국에서 큰 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때부터 5년이 지났는데요. 지금 남한에서는 낙관주의 가득했던 2018년 봄에 대한 기억이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당시에 남한을 지배했던 희망은 처음부터 착각에 불과했습니다. 왜 그럴까요? 북한 정부는 남한과의 자유 교류를 원치 않습니다. 남한과의 교류를 엄격하게 통제하길 원합니다.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더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인민들에게 모르게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지만, 다른 이유도 몇 가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반동 문화의 영향과 싸우고 있는 북한 당국은 남한 영화를 본 사람에게 큰 벌을 주는데, 인적 교류가 가져올 자유 소통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요?
비핵화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 당국자들은 벌써 60년 전부터 북핵을 개발하려 노력해 왔고, 북핵을 체제 유지를 보장하는 보검으로 믿고 있는데, 임기 4년의 미국 대통령의 약속과 미소와 핵 보검을 교환할 수 있을까요? 특히 북한 지도부는 핵 없이는 북한이라는 나라가 오랫동안 살아남기 어렵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2018년 시끄러운 분위기는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남측은 소박한 희망이 팽배했지만, 북측은 즉 북한 지도부는 체계적인 계획이 있었습니다. 계획은 두 가지로 구성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2017년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미북 관계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었습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 선제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있었습니다. 그래서 북한 당국자들은 비핵화를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조금 양보를 해주는 척함으로써 긴장을 완화하고, 위험한 충돌을 회피할 목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목적으로 본다면 그들의 외교는 큰 성공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자들은 미국과 회담을 통해 타협할 수 있다는 희망도 가졌습니다. 그들이 희망하는 타협은, 2019년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이 제안한 내용입니다. 그들은 북한 핵시설을 일부 철거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 완화뿐만 아니라 대규모 지원을 받길 희망했습니다. 당연히 이렇게 되었을 경우에도 북한은 상당 수준의 핵 능력을 유지했을 것입니다. 북한은 핵 능력의 일부만 양보하고 최대한 많은 보상을 받아내려 계획했습니다. 미국은 마지막 순간에 북한의 양보가 너무 적다고 판단하고, 북한의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옛날이야기입니다. 세계 질서는 요동치고, 남한 사회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오늘날 남한에서는 더 이상 북한과의 회담에 대한 희망은 없습니다. 같은 회담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지만 2018년과 같은 분위기는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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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양성원,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