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은 무기수출 대금 어디에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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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부터 북한 당국의 소득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북한이 러시아로 대규모 군수물자, 특히 포탄 수출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거래는 갑작스러운 일이었는데요. 옛날식으로 말하면 일확천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우연히 큰돈을 번 것입니다.

북한 측도 러시아 측도 거래 규모를 숨기고 있습니다. 당연히 이러한 거래는 국가 비밀이지만 오늘날 누구든지 볼 수 있는 위성사진을 분석해보면 포탄 수출량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정확하진 않지만 적어도 북한이 러시아로 보낸 포탄은 수백만 발 이상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포탄을 거래한 가격도 당연히 알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포탄 대금 중 일부를 물물교환을 통한 물건으로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시장 가격 등을 감안하면 이번에 북한 측이 무기 수출을 해서 번 돈은 최소 10억 달러이며 사실상 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북한의 무역구조를 감안하면 굉장히 큰 소득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번 돈을 북한 당국은 어떻게 이용할까요? 흥미롭게도 북한과 같은 반민주주의 국가뿐 아니라 민주주의가 매우 발달된 국가들도 일확천금에 빠진다면, 문제가 많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쉽게, 큰돈을 얻은 뒤 위기가 이어지는 사태에 대해 경제학자들은 특별한 표현을 하나 만들었는데요. 바로 ‘네덜란드병’이라고 합니다. 네덜란드는 유럽에 있는 작은 나라입니다. 1980년대 네덜란드에서 석유가 발견되자 국민들은 크게 기뻐했습니다. 결국 국내에서는 상당히 많은 분량의 제조업을 포기하고, 쓸모없는 일들에 돈을 많이 낭비했습니다. 결국 유전이 고갈된 이후에 네덜란드 경제는 위기에 빠졌습니다.

북한은 1인 또는 그 가족들이 대를 이어 통치해 온 나라입니다. 사실상 절대군주제 국가입니다. 북한 지도자들은 이렇게 번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습니다. 역사의 결과가 잘 보여주듯이 세계 어디서든 독재자들은 자신들의 위대성 선전을 참 좋아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 돈으로 자신의 동상을 세울 수도 있고 자신의 아버지나 친척을 찬양하는 박물관을 세울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독재국가들은 민주국가보다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이 돈으로 새로운 최신 첨단무기를 사거나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일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갑자기 생긴 돈이라면 지금도, 10년 후에도, 30년 후에도 가치가 여전히 남아있을 활동에 투자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이와 같은 사업은 다른 어떤 것보다 교통, 통신, 도로 등의 개발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아주 좋은 사례입니다. 1965년에 일본은 한국과 수교하면서 식민지시대 보상금으로 막대한 돈을 지불했습니다. 당시에 한국 정부는 이 돈으로 무엇을 했을까요? 바로 대규모 도로건설을 시작했습니다. 1965년 남한은 오늘날 북한처럼 포장도로가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돈으로 한국은 대도시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많이 건설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돈을 사용해 중화학공업 발전의 씨앗이 될 포항제철소도 건설했습니다.

흥미롭게도 당시 한국 박정희 정부를 반대했던 사람들은 포항제철소 건설도, 고속도로 건설도 역시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돌이켜 보면 그것은 정말 현명한 전략이었던 것이 확실합니다. 그래서 지금 북한도 장기적으로 지속되지 못할 무기수출로 얻은 이 돈을, 김정은 동상 만들기나 평양에 다층 건물을 건설하는 대신에, 제철소를 건설하고 포장도로를 건설하는 데 사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