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의 중국식 경제발전이 물 건너간 이유

란코프 ∙ 국민대 교수
202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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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코프] 북한의 중국식 경제발전이 물 건너간 이유 사진은 라선경제특구 모습.
/AP

란코프 교수
란코프 교수
집권 10년을 맞은 김정은의 통치기간 중 가장 중요한 분기점이 되는 해는 2019년입니다. 2019년은 김정은 통치 첫 단계의 마지막 해입니다. 2019년을 경계로 북한의 정책은 크게 변화했는데요. 즉 김정은은 2019년에 정책 노선을 바꿨습니다.

 

김정은 통치 첫 단계, 즉 2012년부터 2019년까지의 기간은 어떤 특징이 있었을까요? 쉽게 말해서 당시에 김정은은 경제 개혁을 통해서 인민들의 생활을 개선할 생각이었고,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서도 큰 성과를 이룰 희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물론 북한에서 '개혁'이란 단어는 반동적인 사상의 표시입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선전에 불과했는데요. 2010년대 북한의 정책은 1980년대에 개혁을 시작한 중국과 매우 비슷했습니다. 분조관리제든 사회주의기업 책임관리제든 분명히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은 정책입니다. 2010년대 김정은 정권은 사회주의를 열심히 운운했지만, 사실상 자본주의 경제에 기반한 정책을 열심히 실시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이 정책을 시작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외국 상황을 잘 아는 고급간부들도, 특히 오랫동안 해외에서 유학한 김정은도 중국과 베트남이 시장경제를 도입해서 거둔 성공이 얼마나 큰지 잘 알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현대 세계에서 시장경제에 아무 대안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2010년대 선전일꾼들이 여전히 큰 소리로 사회주의를 찬양하고 있을 때에도, 경제일꾼들, 그리고 그들과 협력하는 장사꾼들은 열심히 자본주의를 건설하고 있었습니다.

 

결과는 참 좋았습니다. 북한 경제사에서 2010년대 중반은 큰 성공을 이룬 시대였습니다. 2015년경 북한의 경제성장율은 5-6%를 달성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것은 북한이 수십년 전부터 보지 못 했던 경제 기록이었습니다. 물론 경제성장의 결과는 주로 평양에서 볼 수 있었지만 지방의 경제상황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경제를 잘 관리했지만, 대외 정책에서 계산착오가 있었습니다. 2017년에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개발한 북한은 미국에 심한 압박을 가한다면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환상에 빠졌습니다. 북한은 2016년 말부터 의도적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시작했는데요. 북한 지도부의 희망은 미국이 마지막 순간에 겁을 먹고 이 압박에 굴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의 희망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무기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017년의 북한의 모험주의 외교가 야기한 것은 전례 없이 엄격한 대북제재 뿐이었습니다.

 

제재는 북한 경제 발전의 길을 거의 가로막았습니다. 해외 투자 유치는 북한의 경제 발전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인데요. 북한 지도부는 중국식 경제 성장을 꿈꾸었을 때에도 해외 투자 유치에 큰 희망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2019년에 미국과의 회담은 결렬되고, 미국은 대북제재를 더욱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후 북한 경제는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경제 성장에 대한 희망은 무너졌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 지도부는 미중 갈등을 교묘하게 이용하는 정책을 생존의 방법으로 채택했습니다. 중국은 미국과의 대립 때문에 북한이라는 완충지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므로, 대북 지원을 많이 할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에서 나오는 지원은 북한 국내의 기근이나 경제적 재앙을 예방할 수 있는 양이지만, 경제 성장을 이루기에는 불충분합니다. 결국 북한 주민들은 오랫동안 오늘날과 같은 생활 수준, 소득 수준에 머물 것 같습니다. 몇 년 전까지 가능한 것으로 보였던 중국식 경제 발전은 실현 불가능한 환상이 되어버렸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Andrei Lakov,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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