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저는 소련이 무너진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오늘도 이 주제를 갖고 이야기를 계속해 보겠습니다. 소련의 붕괴를 초래한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낮은 경제적 효율성이었습니다. 소련 사람들은 북한 보다는 잘 살았지만 영국이나 미국과 같은 발전된 나라의 경제적 수준에 도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회주의 제도에 대해 불만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소련 사회주의의 위기를 초래한 이유 중에는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적 문제도 중요하게 작용했습니다. 소련 사람들은 자본주의 국가의 생활상을 보면서 정치적 자유를 갖고자 하는 희망을 품고 있었던 겁니다.
물론 소련을 방문해본 북한 사람들은 소련이 너무 자유로운 국가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북한 사람들과는 달리, 1970년대에도 소련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국내 어디든지 갈 수 있었습니다. 해외 여행은 어려웠지만 불가능하지는 않았습니다. 소설과 영화, 그리고 음악 등은 북한만큼 정치성이 높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생활상을 사실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도 적지 않았습니다. 물론 공산당이나 최고 지도자에 대한 비판은 불가능했지만, 소련의 지도자들을 김일성이나 김정일처럼 하나님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반 사람들은 친구끼리라면 정부나 공산당을 욕한다고 해도 큰 일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세계적으로 통제가 제일 엄격한 나라인 북한에서 자라난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바로 자유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소련 사람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북한과 달리 소련은 국제 관계가 폭넓었습니다. 그래서 소련 사람들은 유럽이나 미국 국민들의 생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그들은 개인의 자유와 정치적 참여권을 요구하기 시작한 겁니다.
과거 소련 사람들은 정치적 문제에 대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단이 없었습니다.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당중앙은 국민들에 의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기관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소련 사람들은 간부들이 결정하는 정책을 충실하게 따르는 기계로 남는 게 싫었습니다. 세월이 갈수록 정치권의 잘못이 더 분명하게 나타나자 불만도 커지고 있었습니다.
예술과 문화에 대한 통제에도 소련 사람들은 불만이 많았습니다. 스탈린의 사망 이후에도 소련에서는 검열이 지속됐습니다. 북한에서처럼 검열이 엄격하게 이뤄지지 않았을뿐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소련 사람들은 듣고 싶은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판단했던 겁니다.
물론 정치에 대한 불만이 사회주의 경제체제에 대한 불만만큼 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치에 대한 불만이 소련 체제의 기반을 파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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