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장성택과 친중파 숙청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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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나오는 소식에 의하면 장성택과 같이 일했던 사람들은 직책에서 물러나거나 숙청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장성택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관계가 매우 가까워서 이러한 조취를 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바꿔 말해서 지금 김정은 정권의 숙청대상이 된 것은 ‘장성택파’라고 할 수도 있고 ‘친중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장성택과 그의 측근들이 통제했던 수많은 무역 회사는 중국과의 무역을 활발하게 진행해 왔으며 수많은 돈을 벌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당연히 그 사람들은 중국과의 관계가 밀접합니다. 좋든 싫든 중국 측이 북한의 무역을 거의 독점한 나라이기에 무역 회사 대부분은 중국과 교류를 하는 것으로만 수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중국과 관계가 없었다면 이와 같은 경제활동을 전혀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장성택을 비롯한 북한무역일꾼들이 중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불가피하고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면 왜 북한 지도부는 중국과의 관계를 문제로 삼고 있을까요? 겉으로 보면 이와 같은 공포는 근거가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형식적으로 중국은 공산주의 국가로서 북한이 거의 유일한 동맹국가입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에게 식량을 비롯한 여러 가지 지원을 제공하는 나라는 주로 중국입니다.

사실 북한 지도부가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공포감은 근거가 있는 것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4개 강대국 중에 북한 국내정치에 간섭할 능력과 의지를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중국뿐입니다. 중국은 ‘친중파’를 통해서 북한 국내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김정은 정권에 도전하는 세력까지 키울 수 있습니다. 중국이 사실상 이렇게까지 할지는 모르지만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만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물론 중국은 한반도의 통일을 절대 원하지 않고 한반도 북방지역에 미국 영향을 억제하는 완충국가인 북한을 필요로 합니다. 그렇지만 중국 측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북한과 현재의 김정은과 그의 측근들이 통치하는 북한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바꿔 말해서 중국은 김정은 정권에 대한 짜증이 쌓여가고 있으며 결국 정권교체까지 추진할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평양의 정권교체를 바람직하게 생각하는 강대국들이 많지만 이들은 중국만큼 북한 국내정치에 영향을 미칠 능력이 없습니다.

그 때문에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층들은 중국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할 뿐만 아니라 중국과 지나치게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는 간부들에게 의심스러운 분자들이라는 딱지를 붙입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관심도 있고 경제협력을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서양 나라들은 그렇게 할 의지가 별로 없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 경제는 앞으로도 중국에 의지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중국 정치의 영향력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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