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북, 협박 대상 잘 못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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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지난 18일 통일부와 현대아산에 보낸 통지문에서 "금강산 관광 지구 내 모든 남측 부동산의 소유자와 관계자들은 25일 금강산에 모이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남측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지 않을 경우 "다른 사업자와 관광 계약을 맺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현대아산 등이 소유한 남측의 부동산을 사실상 몰수하겠다고 위협한 셈입니다. 북측 당국은 이러한 위협을 통해 금강산과 개성 관광이 재개되고 예전처럼 현금을 많이 챙길 수 있기를 희망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판단 착오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현 남한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적으로 평가합니다. 저는 금강산과 개성 관광이 빨리 재개되면 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저는 북측의 이러한 대남 위협은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북측은 예전에도 비슷한 전략을 시도했지만 완전한 실패로 끝난 바 있습니다. 지금도 결과는 비슷할 것입니다.

2008년에 금강산과 개성 관광 사업을 중단한 당사자는 사실상 북측입니다. 2008년 말에서 2009년 초에 북측 당국은 관광 교류를 중단했을 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사업까지 중단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남한의 정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북측 당국자들은 남측에 가하는 압력이 먹힐 거라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뜻대로 된 일은 없었습니다.

남한 정부는 남북 협력사업에 대해 별 관심이 없습니다. 왜냐면 이 사업으로 남측이 벌 수 있는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북측의 어용 언론은 남한이 협력을 통해서 돈을 많이 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입니다. 남북 협력사업은 남측의 국가 예산에서 매년마다 수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받지 않을 경우 조만간 무너지게 됩니다.

현 남한 정부의 논리를 한마디로 말하면 '남북 경제협력 사업은 계속해도 무방하지만, 없어져도 큰일은 아니다'라는 겁니다. '2008년에 북측이 경제협력 사업을 의도적으로 파괴했으니, 이걸 돌이킬 당사자도 북측'이라는 겁니다.

남측의 평범한 사람들도 남북 협력사업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들은 자기가 낸 세금 중 일부가 왜 북측에 경제협력 방식으로 전달되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도 합니다.

남북 협력사업을 하는 <현대아산>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은 300여 명입니다. 이 회사가 없어진다고 해도 남한 경제나 정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크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남한 정부는 2008년 당시 북측의 대남 압박과 위협을 무시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비슷할 것입니다. 남측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별 의미가 없는 사업에 대한 위협은 협박 방법이 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