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북한당국은 제10차 청년동맹대회를 진행했습니다. 이 대회는 당연히 별 의미 없는 행사에 불과했습니다. 북한 청년동맹은 스탈린시대 소련의 청년동맹 즉 콤소몰을 그대로 흉내낸 것입니다. 그러나 소련에서의 혁명과 내전 때 즉 1920년대 콤소몰은 어느 정도 독립적인 역할을 했고 청년들에게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청년동맹은 이러한 역할이 아예 없으며 그저 내각의 성이나 당중앙의 부와 같은 역할입니다.
김정은은 제10차 청년동맹대회 앞으로 긴 서한을 보냈는데요. 서한의 내용을 보면 북한 지도부가 청년들을 어떻게 다루려고 하는지 그리고 북한당국의 우려감을 알 수 있습니다. 김정은의 서한에서는 비사회주의, 반사회주의 행위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았습니다. 그는 “지금 이러한 행위를 쓸어버리기 위한 소탕전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청년들 속에서 비정상적인 움직임과 심리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한 것입니다. 이 심리 변화에 대해서 북한 당국은 걱정이 많습니다.
물론 당국자들의 걱정은 충분한 근거가 있습니다. 고난의 행군 이후에 북한 당국자들은 청년들의 마음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게 되었는데요. 그 이유는 쇄국정치 즉 자기 고립정치를 옛날만큼 잘 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950년대부터 북한당국은 민중들이 외부 생활을 알지 못하게 하고 따라서 자신들의 생활과 외국을 비교할 수 없도록 외국과의 모든 접촉을 엄격히 금지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말부터 그 장벽에 큰 구멍이 생기게 되었고 인민들은 외국문화와 외국생활에 대해 어느 정도 잘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외국 소비생활, 외국 문화는 북한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회주의 나라의 경험을 보면 매우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자라난 소련에서도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에서도 1960년대부터 국내 음악을 듣는 젊은 사람을 찾아볼 수도 없었습니다. 물론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국내음악을 즐겼지만 젊은 사람들은 외국 노래를 열심히 흉내내려는 국내의 비공식 노래들을 즐겼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사회주의 나라들의 국내 음악은 형식도 내용도 문제입니다. 국내 음악은 내용에 정치성이 높았고 진짜 젊은이들의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형식은 수십년 전에 인기가 있던 오래된 방식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소련이나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들은 자신의 문화를 현대화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는데요. 북한에서도 만수대예술단이 있었지만 대중문화를 현대화하기 위한 노력은 규모도 작았고 성과도 별로 없었습니다. 물론 음악뿐 아니라 소설, 영화, 여행 및 옷차림까지 매우 똑같은 경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청년들은 국내에서 만들어진 것을 재미없고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지금 북한은 이와 같은 비사회주의경향을 쓸어버리는 소탕전을 한다면 과연 청년들을 이길 수 있을까요? 복잡한 문제입니다. 북한은 세계역사상 가장 엄격하게 국내 통제를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자기 고립 정책에 생긴 구멍들을 가로 막을 수는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북한 당국은 여러 이유때문에, 청년들이 좋아할 수 있는 대중문화를 만들 희망도 능력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보위성과 경찰기관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희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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