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중국 방문 중 김정일 위원장은 중국의 고급 기술의 중심지로 알려진 장소를 많이 방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대련시에서 경제기술개발구 내 다국적 기업인 인텔 공장까지 방문했고 북경에서도 고급기술, 특히 컴퓨터 기술과 관련된 공장을 시찰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통해 북한 정권뿐 아니라 북한 정권이 모방하는 다른 공산주의 정권도 공유하는 한 가지 중요한 특성을 볼 수 있습니다. 김일성 시대의 북한도, 스탈린 시대의 소련도, 모택동 시대의 중국도 모두 다 올바른 기술이 경제와 사회문제를 기적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공산주의 이론은 원래 기술에 대해 이러한 절대주의적인 숭배가 전혀 없었습니다. 마르크스를 비롯한 공산주의 이론가들은 사회구조나 정치구조가 어떤 기술보다 경제성장과 생활수준 향상에 큰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요술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보다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공산국가 위정자들은 경제가 어려워질 기미가 보이면 개혁보다 기술에 희망을 걸었습니다.
제가 태어난 소련에선 1950년대, 식량 문제가 어려워지기 시작하자 흐루시초프 공산당 총비서는 옥수수를 많이 들여오면 사정이 좋아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소련 농업이 위기에 빠진 이유는 옥수수가 아니었습니다. 진짜 이유는 바로 국가 소유의 협동 농장에서 일하는 소련 농민들이 열심히 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20년, 구소련에서 토지개혁으로 땅을 농민들에게 준 이후로 농업생산량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공산주의 시대 곡식을 수입했던 러시아는 다시 식량 수출 국가로 등장했습니다.
중국을 봐도 똑같습니다. 모택동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1960년대 중국은 기근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1980년대 중국의 생활수준이 크게 좋아진 이유는 요술과 같은 새로운 기술의 도입 때문이 아닙니다. 농민들에게 자신의 땅에서 마음대로 농사를 짓도록 한 토지 개혁 때문입니다.
북한은 아직도 이런 기술에 대한 희망이 큽니다. 지금 북한 위정자들은 숫자조정반의 일종인 CNC기술, 그리고 컴퓨터에 대한 희망이 대단합니다. 그러나 저는 똑같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습니다. 1970년대 소련에서도 컴퓨터와 CNC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시대착오적인 소련의 경영 체제에서는 이런 기술을 제대로 도입하지 못했습니다.
북한에서도 컴퓨터와 CNC에 대한 희망은 근거가 없는 환상입니다. 북한 사람들의 생활이 좋아지는 방법은 정치, 경제 분야의 개혁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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