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농업개혁은 위험하지 않다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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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관찰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북한 정권의 정책이 비합리적이라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북한 사람들은 자신의 나라에 대한, 이런 평가가 얼마나 널리 퍼져 있는지 상상하지도 못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평가에 완전히 동의하지 못합니다. 북한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목적을 감안하면 북한 당국의 정책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물론 그들의 목적은 체제유지겠지만 말입니다.

북한 당국이 중국처럼 개혁, 개방을 하지 않는 이유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개혁, 개방을 한다면 북한 인민들이 외부생활 특히 남한 생활에 대해서 많이 배울 것이고, 체제에 대한 비판이 대폭적으로 많아질 것이며, 북한 정권은 곧 무너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북한은 개방을 하지 않으면서도 개혁을 조심스럽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볼 때 조금 놀라운 것은 북한 당국이 오늘날까지 농업에서 중국이나 베트남 등 다른 공산권 국가처럼 협동농장을 해산시키고 농민가족을 중심으로 하는 제도를 도입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꽤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중국에선 농민들에게 토지이용권을 넘겨주자 7년 내에 식량생산이 30% 증가했습니다. 결국 중국 인민들은 역사상 처음으로 배불리 먹기 시작했습니다. 소련시대 식량을 많이 수입했던 러시아는 오늘날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시는지 모르지만 러시아는 오늘날 세계에서 제일 곡식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베트남도 원래 협동농장 시대에는 기근이 자주 있었지만, 농민들이 자기 땅에서 자유롭게 농사지을 수 있게 되자 오늘날 베트남은 세계에서 2번째로 쌀을 많이 수출하는 나라가 됐습니다.

이러한 성공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바로 협동농장을 없애버렸기 때문입니다. 개혁의 결과는 즉각적으로 나왔을 뿐만 아니라 이 개혁은 돈도 거의 들지 않았습니다.

물론 북한 당국에 여전히 협동농장을 유지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의 우려는 농민들이 마음대로 농사를 짓기 시작한다면 간부들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조직생활을 잘 하지 않을 것이며, 통제하기 어려운 주민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우려가 근거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역사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날 중국에서는 주민들에 대한 감시에도 불구하고 가끔 파업이나 반정부 시위가 생기곤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사건은 주로, 거의 모두 대도시에서 생깁니다. 참가자들은 지식인들이나 노동자 특히 청년학생들입니다. 그들 가운데 중국공산당에 대해 적대감이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반해 농민들은 도시보다 여전히 어렵게 살지만, 중국 공산당 독재정권에 불만이 거의 없습니다. 중국 농민들은 열심히 농사를 짓고 세금을 냅니다.

이것은 우연한 것이 아닙니다. 상식과 달리, 세계 어디에나 농민들은 정치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들은 정치운동을 할 의지도 없고 정치운동에 필요한 조직을 만들 생각도 별로 없습니다. 쉽게 말하면 농민들은 일할 필요를 느낀다면 열심히 일하고 얻은 수입으로 잘 살 생각밖에 없습니다. 물론 농민들은 협동농장에서의 노력동원 때문에 그리고 배급과 공급 때문에 일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자신의 땅에서만 열심히 일할 수 있습니다.

북한 당국자들이 여전히 협동농장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태도입니다. 역사가 잘 보여주는 바와 같이, 식량증산을 위한 유일한 방법은 협동농장 폐지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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