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정권의 평양제일주의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1-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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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특징 중 하나는 평양제일주의입니다. 북한 연구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평양시민들의 평균소득은 지방보다 3배나 높다고 합니다.

흥미롭게도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은 정부에서 공짜로 주택 이용권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요. 탈북자들은 무조건 서울에서 주택 이용권을 받고 싶어합니다. 서울의 주택 이용권을 받지 못한 탈북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쉽게 알 수 있는데요. 북한사람들은 수도는 천국, 지방은 지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도가 지방보다 잘 사는 것은 세계의 많은 나라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현상입니다. 남한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편차와는 달리 서울시민들은 지방 주민들보다 20%정도 잘 사는 수준입니다.

평양시민들의 높은 생활수준은 북한 정권의 의도적인 정책 때문에 생긴 것인데요. 평양시민들은 보다 더 좋은 공급을 받고, 시골사람들은 보기도 어려운 좋은 살림집에서 살고, 시골에서 상상할수도 없는 도로와 상하수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당국의 수도제일주의를 잘 보여 줍니다.

북한정권은 왜 이만큼 평양을 우대할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번째는 북한 집권세력은 거의 모두 평양에 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국가예산을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어서, 자신들이 사는 평양에만 열심히 투자합니다.

보다 중요한 이유도 있습니다. 북한 집권계층의 목적은 권력유지 뿐인데요.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수도 시민들이 자신을 지지하는 것입니다. 물론 현 단계에서 북한에서 민중봉기가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그래도 이러한 가능성을 미리 예방하면 좋습니다. 왜냐하면 제일 위험한 민중봉기는 수도에서 생기는 봉기입니다. 수도에서 인민봉기가 생기고, 그들이 정부기관을 공격한다면 큰 문제입니다. 나라의 치안기관은 큰 타격을 받고, 특히 정부의 권위가 크게 떨어집니다. 따라서 수도에서 믿을 만한 사람들만 산다면 북한 정권에게는 더없이 좋은 상황입니다. 그래서 북한은 김일성시대부터 평양을 정권의 권력 요새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평양시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 여러 방법이 사용됩니다. 시골보다 사상교육도 열심히 하고, 주민감시와 단속도 열심히 합니다. 물론 처음부터 토대가 좋지 않거나 다른 이유로 의심스러운 배경이 있는 사람이면, 평양으로 오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방법은 평양시민들에게 많은 보상을 주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이 지방사람들보다 우월한 사람으로 느끼고, 자기 특권을 잘 느끼게 된다면, 정권을 지지하는 경향이 커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정책은 고난의 행군 시대에 잘 볼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 평양에서는 적은 량이나마 공급이 계속되었습니다. 1990년대말 공급과 배급을 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었던 지역들을 보면, 북한정권이 어느 지역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알 수 있습니다. 평양은 제일 중요한 지역입니다. 그 다음으로 국경지역과 중화학공업이 많은 지역입니다. 지방은 가치가 없습니다. 옛날 리조시대 식으로 이야기하면, 평양은 양반, 신의주나 청진은 평민들, 다른 지방 사람들은 천민들입니다.

지금 북한 선전일꾼들은 다시 고난의 행군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는데요. 제가 볼 때 오늘날 북한에서 1990년대와 같은 위기가 생기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만약 위기가 시작된다면, 평양과 지방의 차이는 오늘날보다 훨씬 더 커질 것입니다. 지방보다 잘 사는 평양은 북한 체제 유지의 핵심 조건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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