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김영철 숙청설과 숙청 보도의 어려움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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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남한을 비롯한 여러 나라 언론에서 김영철이라는 고급 간부가 숙청되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어떤 언론들은 김영철이 혁명화 처분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6월 2일 북한 관영언론은 김영철이 군인가족예술소조 공연을 구경하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김영철이 지금 숙청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따라서 어떤 사람들은 김영철 숙청을 보도했던 언론사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공격은 별 근거가 없습니다. 세상에 북한만큼, 나라 고급정치와 노동당 중앙, 내각 등 핵심 기관의 거의 모든 것을 비밀에 부치는 나라가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 사회와 북한 언론의 성격은, 세계 다른 나라들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와 같은 사건은 계속 생길 것 같습니다.

일본이나 미국 같은 민주주의 나라들은 고급 관리들이 임명됐을 때도 퇴직했을 때도 이에 대한 보도가 즉시 언론에 나옵니다. 중국 같은 온건 권위주의 국가에서도 거의 똑같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고급 정치인과 간부들의 관계도 그들의 행동도 비밀이 아닙니다. 언론은, 어떤 장관이 어떤 국회의원을 싫어하는지, 어떤 차관이 지방을 방문했는지, 어떤 고급 관리가 뇌물을 받았는지 매일매일 아주 열심히 보도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신문들의 내용을 보면 절반 이상이 국내정치 이야기입니다. 이 보도는 북한처럼 그저 지도자와 고급 간부들이 어디를 방문했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도부와 고급관리들의 암투, 대립, 관계를 매우 자세하게 보도합니다. 남한에 도착한 북한 인민 즉 탈북자들이 이러한 보도를 보고 매우 놀랍게 생각합니다. 그들은 남한 신문에서 매일 나오는 보도와 비슷한 이야기를, 만약 북한에서 한다면 즉시 감옥으로 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시는 것처럼, 북한에서 암투 또는 개인 잘못 때문에 문제가 생겨서 간부가 퇴직하거나 감옥으로 갈 때에도 이것에 대한 보도는 관영 언론에 거의 나오지 않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북한 언론은 숙청당하거나 처형된 사람에 대한 보도를 단 2번 했습니다. 장성택과 박남기 입니다. 문제는 그동안 북한에서 숙청된 고급 간부는 최소 100명, 최대 300명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숙청을 당했을 때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어떤 북한 고급 간부가 하루 아침에 사라지고 몇 주나 몇 개월 정도 보이지 않는다면, 세계의 언론들은 어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요?

당연히 이러한 경우, 간부는 몸이 아플 수도 있고, 어떤 비밀 업무를 할 수도 있으며, 임시적으로 퇴직했을 수도, 숙청당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관심을 받는 고급 간부가 최근에 어떤 잘못을 한 적이 있거나 문제가 있었다면, 언론은 거의 확실히 그 간부가 숙청되었다고 보도합니다. 그들은 원래 보도할 때 이것이 확실하지 않다고 경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첫 번째 보도가 확산되면서 중요한 경고는 사라져 버립니다.

그 때문에 세계 언론은 북한 고급 간부의 숙청에 대해 보도할 때마다 매우 조심스럽게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숙청을 당했다고 알려진 사람이 실제로 숙청을 당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숙청을 당하지 않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진짜 숙청당하고 감옥에서 옥사하거나 처형됐을 가능성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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