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습근평 방북과 중국·북한의 목적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9.06.20

17일 중국 신화통신과 조선중앙통신은 중국 습근평 국가주석이 20일부터 북한을 방문한다고 보도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북한 지도자들은 대를 이어 중국을 열심히 방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 최고지도자가 평양을 방문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번 습근평의 방문만 봐도 전임자의 방문 이후 14년만이기 때문입니다.

주목할 만한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신화통신과 조선중앙통신이 습근평의 방문에 대한 보도를 동시에 한 것입니다. 이것은 북한과 중국이 이 방문을 사전에 잘 조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둘째로 6월 28일 습근평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세계 주요 20개국 국가 정상회담에 참가하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예정입니다. 다시 말하면 이번에 습근평은 김정은과 회담이 끝나자마자 트럼프와 회담을 할 예정입니다.

습근평의 평양방문은 매우 복잡한 외교전의 한 부분입니다. 확실한 것은 이 방문 결과와 무관하게 중국도 북한도 미국에 신호를 보낼 마음이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희망하는 것은, 미중관계가 나빠지는 상황을 이용해 중국에게서 믿을 만한 후원을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중국이 뒤에서 북한을 도와준다면, 미국은 옛날만큼 북한을 압박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중국은 미국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고 싶은 것일까요? 중국이 원하는 양보를 미국이 하지 않는다면, 중국은 북한 카드를 꺼내 쓸 수 있다는 신호를 전달하고 싶은 것입니다. 양측은 상대방을 각기 대미정책의 수단으로 이용할 생각이 있습니다. 늘 그렇듯이 이 외교전에서는 승리자와 실패자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 문제를 미국에 대한 압박 수단으로 이용할 생각이 분명히 있지만 그래도 적지 않은 한계가 있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북한을 핵 보유국가로 인정할 생각이 없습니다. 중국은 한반도의 현상유지를 다른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한반도 비핵화 역시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합법적인 5개 핵보유국가중 하나이므로 당연히 핵확산을 싫어하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중국이든 미국이든 러시아든, 지금도 수십년 후에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또 핵확산을 막으려 노력할 것입니다.

둘째, 중국은 오늘날보다 더 많은 원조를 줄 수 있기는 하지만 유엔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지 못합니다. 중국은 지금 미국과 무역전쟁 중입니다. 중국은 미국이 국제법을 어기고 무역질서를 혼란스럽게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 때문에 중국은 국제법의 기본인 유엔안보리결의를 많이 위반하기는 어렵습니다.

물론 이 상황에도 중국은 대북 식량지원과 비료지원을 비롯한 다양한 지원과 원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북한으로 식량과 약품, 비료를 보내는 것은 제재 위반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어떤 나라든지 식량, 약품, 비료를 북한에 원조할 수도 있고 돈을 받고 팔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거의 확실히 이와 같은 대북지원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당연히 북한은 중국과 회담을 할 때 가능한 한 많은 지원과 원조를 받으려 노력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북제재 위반을 요구할 것입니다. 북한은 중국으로 부터 대북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제재를 많이 위반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미국측은 북한과 중국의 이러한 신호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이 문제에 대한 대답은 우리가 곧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을 중심으로 하는 외교전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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