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가격통제는 성공할 수 없다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1-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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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에서 나온 소식을 보면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6.17상무가 신설되었다고 합니다. 6.17상무의 책임은 식량가격을 통제, 감시하고 식량가격을 조작하는 사람들을 단속, 처벌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소식입니다. 이 소식을 보면 북한 지도부는 아직도 매우 위험한 착각과 환상의 세계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왜 그럴까요? 청취자 여러분들께서는 저의 주장을 듣고 놀랍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북한에서 식량가격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식량가격을 단속할 것을 지시한 김정은의 명령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문제는 국가가 시장가격 통제를 시도할 때, 운이 좋으면 아무 결과가 없고, 운이 나쁘면 매우 심각한 부작용만 생기기 때문입니다. 세계역사를 보면 이 사실을 수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1800여년 전인 301, 고대 로마 제국에서 식량가격이 높아지자 백성들은 불만이 커졌습니다. 황제는 고대 로마식 6.17상무를 만들고 가격 통제를 지시했습니다. 결과가 어땠을까요? 시장에서 물건이 사라졌고 대실패로 끝났습니다. 당연히 이 명령은 몇 년 후에 폐기되었습니다.

이러한 시도는 역사에서 수없이 반복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거의 언제나 서민들은 6.17 상무와 같은 조치를 환영했지만 조만간 실망하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국가가 정한 가격으로 물건을 파는 장사꾼이 없어서 물건이 시장에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가격을 통제하는 정책이 생긴다면 몇 개월 이내에 장마당엔 사람이 오지 않습니다. 그 때문에 원래 비싸서 식량을 얻기 어려웠던 사람들은, 그나마 식량을 볼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원래도 나빴던 식량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마는 것입니다. 

물론 정부는 싼 가격으로 물건을 팔 수도 있는데,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배급을 실시하고 먼저 주민들에게 줄 수 있는 식량을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북한에서 정부는 배급을 제대로 할 능력도 없고 식량이 부족한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 북한은 지금도 중국에서 충분히 식량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신형코로나비루스에 대한 지나친 공포 때문에 중국의 도움을 거의 받지 않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고대 로마 사례를 소개할 필요도 없습니다. 북한 인민들은 이미 10년 전에 매우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2009년에 북한이 화폐개혁을 실시했을 때, 월급과 생활비가 100배나 올랐지만 국가는 장사꾼들에게 옛날 가격으로 물건을 팔라는 압박을 가했습니다. 잘 기억하시는 것처럼 심한 혼란이 생겼고 장마당은 심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몇 개월 후에 북한 당국자들은 진실을 깨닫고 그제서야 시장가격에 대한 통제를 그만두었습니다.

역사의 전례를 감안하면 6.17 상무의 미래를 쉽게 예측할 수 있습니다. 첫째, 6.17상무가 주로 말로만 활동한다면 아무 결과도 없을 것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상무조가 열심히 활동한다면 장마당은 위기에 빠질 것이며 물건들이 사라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북한 지도부는 위험한 가격통제 정책을 포기할 것입니다. 그리고 6.17 상무의 고급 간부들에게 책임을 돌리고 그들에게 남조선이나 미제 간첩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처형장으로 보낼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사형장으로 갈 지 모르는 간부들의 운명이 아니라 6.17 상무의 활동 때문에 그리고 경제의 기본 원칙을 알 수도 없는 고급 간부들의 무식함때문에, 인민들은 보다 더 많은 고생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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