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중국과 북한의 동상이몽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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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은 중조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이 체결된 날입니다. 1961년에 체결된 이 조약은 오늘날까지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북한이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보여줍니다.

중국 외교관들은 북한측과 만날 때마다 자신들이 순망치한의 관계라고 주장하는데요. 순망치한이란 말은 중국 고대 성어인데 ‘입술이 없으면 치아가 시렵다’는 주장입니다. 즉 중국에게 북한은 완충지대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중북관계를 보다 더 잘 설명하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바로 ‘동상이몽’이라는 말입니다. 두 사람이 같은 침대에 누워있지만 다른 꿈을 꾸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바꾸어 말해서 두 사람이 같이 일하긴 하지만 각기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흥미롭게도 중조조약이 체결되기 직전, 북한에서 김일성과 그 측근들은 중국에서 나온 사람들 즉 ‘연안파’를 숙청했습니다. 연안파는 최창익, 김두봉, 리상조와 같은 사람들이었는데 1930~1940년대 중국에서 활동했고 중국공산당에 입당해 간부가 되고 중국 공산주의 혁명을 위해 싸운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1940년대 말 북한 최고 간부들 중 4분의 1을 차지했습니다. 연안파 사람들은 중국과 가까운 관계가 있었지만 1956년 8월 이후 종파사건 이후 숙청을 당했습니다. 오늘날 북한 사람들은 북한 국가 창립에 결정적 역할을 한, 중요한 공산주의자들의 이름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1960년대 초 모택동과 중국 지도자들은 북한에서 김일성이 연안파 즉 중국공산당 간부출신자들 그러니까 자신들의 옛 동료들을 마구 죽이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모른척 했습니다. 중국공산당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북한에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1960년대 초부터 1980년대 말까지 소련공산당과 중국공산당은 서로 열심히 싸웠는데요. 당연히 양측은 북한을 놓고도 대립했습니다. 그래서 모택동과 중국지도자들은 김일성을 자극하지 않는 게 좋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중국은 연안파 간부들의 숙청만 모른척한 것이 아닙니다. 1960년대 말부터 북한당국은 재북 화교에 대한 탄압도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중국공산당은 사실상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북한 입장에서 보면 중국은 지원과 원조를 제공하는 나라이긴 해도 믿을 수 있는 나라는 결코 아니었습니다. 북한은 중조친선조약을 체결하기 전부터 오늘날까지 재북화교든 북한에 체류하는 중국인이든 중국 사람들을 의심스럽게 볼 뿐만 아니라 중국의 사상적 영향을 심각하게 걱정합니다. 북한 지도자들은 중국 사상 특히 1970년대말부터 중국공산당이 실시한 개혁개방정책을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중국측도 처음부터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완전히 무시했습니다. 중국공산당은 주체사상은 올바른 혁명이론을 왜곡한 가짜 사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980년대 말부터 갈수록 살기가 좋아진 중국사람들은 갈수록 살기가 어려워지는 북한을 더 심하게 무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갈등과 마찰, 의심에도 불구하고 중국만큼 북한과 가까운 나라가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국은 한반도에서 남북분단을 비롯한 현상유지를 바람직하게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현상유지를 위해서 돈을 낼 의지까지 있습니다. 북한은 대규모 물질적인 지원을 줄 나라가 중국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이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북중 양측은 서로 의심하지만 그래도 계속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진짜 동상이몽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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