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칼럼] 중국은 변해도 북한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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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매년 네, 다섯 번 정도 중국을 방문합니다. 갈 때마다 빠르게 변하는 중국의 모습은 참 인상적입니다. 중국 공산당이 1970년대에 개혁과 개방 정책을 시작했을 때부터 중국의 경제는 빠르게 성장해왔고, 그 성장 속도는 세계 역사에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중국이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을까요? 누구도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중국 국내 정치를 보면, 국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 큰 문제점 하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정당성입니다.

정당성, 쉽게 이해 가지 않으실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당성이란 정부가 나라를 통치할 권리를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것을 말합니다.

역사적으로 중국이나 조선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에는 천명론이 있습니다. 천명은 하늘에서 내린 명령을 뜻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명령을 받은 왕조는 대를 이어 나라를 통치했습니다. 인민이 천명을 믿는 만큼 정부는 정당성이 있었습니다. 현대 민주국가에서 한 국가 정권의 정당성은 민주 선거에 의해 결정됩니다. 민주적으로 당선된 후보자가 한 나라를 통치하는 통치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의 공산당 정권은 국가를 통치할 권리가 있냐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합니다. 신중국 건립 초기, 당시에는 아름다운 공산주의 건설을 위해 공산당 독재가 필요하다는 대답이 가능했겠지만, 중국이 사회주의를 완전히 버리고 자본주의 사회를 건설하고 있는 와중에 이런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습니다. 물론, 중국에는 민주 선거가 없으니 정부는 민주 정권으로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국사람 대부분은 정권을 지지합니다. 이유는 고도의 경제 성장 때문입니다.

지금 중국에서 가난한 사람 대부분도 현재 상황을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빈부격차가 심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 수준도 이전보다는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20 년의 개혁 결과로 20 년 전에 중고 자전거를 탔던 사람이 지금 고급 자가용을 타고, 20년 전에 자전거도 없었던 사람은 지금 오토바이를 타게 됐습니다.

그러나 잠재적인 문제점이 없지 않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독재 정권을 지지하는 유일한 이유는 경제 성장뿐입니다. 그래서 경제가 어려워지면 정부에 대한 지지도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중국이라는 나라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과 비슷합니다. 빨리 달리는 동안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멈출 수는 없습니다. 일단 자전거를 멈추면 온갖 것이 다 보이기 시작하고 똑바로 서 있을 수도 없습니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중국 정부는 지금의 경제 성장을 유지하려고 최선을 다합니다. 이점에서 중국과 북한은 다릅니다. 북한 정권은 변화가 없어야 권력과 특권을 유지할 수 있지만, 중국 정권은 변화가 있어야 권력과 특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이 차이가 지금 중국과 북한의 경제적 차이를 만들어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