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은 김일성종합대학의 창립일 인데요. 이날은 북한 대학교육의 시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북한 교육, 특히 대학교육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은 매우 가난한 나라인데요. 하지만 가난한 나라 기준으로는 교육수준이 높습니다. 북한에서 글자를 읽을 수 없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사실상 인민 대부분이 중학교를 졸업합니다. 북한과 1인당 소득수준이 비슷한 나라들과 비교하면 큰 성공입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는 옛날 사회주의의 유산입니다. 북한은 진짜 사회주의국가로 보기는 어렵습니다만 그래도 사회주의 영향이 남아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교육입니다. 사회주의 국가들은 국민교육 특히 소학교와 중학교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둘째는 동아시아 문화와 관련있는데요. 세계에서 동아시아만큼 교육열이 높은 지역이 없습니다. 중국도 베트남도 자녀교육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북한 대학교는 문제가 많습니다. 대체로 사회주의 국가들의 대학이 문제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대학교육에선 자유토론이 중요합니다. 많은 자료가 필요하고 외국과의 교류가 많을 수록 좋습니다. 그러나 사회주의국가에서 사상은 하나 뿐이어서 자유토론이 쉽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제교류도 거의 불가능합니다. 결국 교수와 연구자들은 해외 연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을 나타낼 때마다 공식 정치와 공식 사상에 대해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물론 예외가 있었습니다. 소련이든 중국이든 북한이든 군수공업에서 과학기술 발전은 잘 했습니다. 사회주의 국가는 어디나 군국주의 경향이 너무 심해서 군사기술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서 일하는 학자, 기술자는 조건이 매우 좋았습니다. 그들은 연구를 위해 필요한 지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에서는 자유로운 토론과 논쟁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군수공업이 아니어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불가능합니다.
오늘날 잘 사는 나라의 젊은 사람 대부분은 대학에 입학합니다. 남한 젊은이들 중 4분의 3이 대학에 갑니다. 그러나 북한이나 다른 사회주의 국가에서 대학 입학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북한정부는 이렇게 해서 자원을 아낀다고 생각하는데요. 하지만 세계 역사의 경험이 잘 보여주듯이 사회의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경제수준도 높아집니다.
북한 대학교육의 마지막 특징은 인문학이나 문학을 낮게 평가하는 것입니다. 저는 평생 역사학을 연구했지만 북한의 역사연구는 연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시키는 대로 떠드는, 살아있는 녹음기나 다름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 학자들은 북한 역사학자를 동료라고 생각하지 않고 선전일꾼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정부는 이것을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술뿐만 아니라 사회학이나 인문학도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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