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범민련 결성 30주년, 남한에서 사실상 사라진 극좌익 세력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20-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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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은 조국통일범민족련합 즉 범민련의 결성 30주년입니다. 이 단체는 1990년대 초 남한에서 친북 극좌익 운동이 인기가 많을 때 등장한 단체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남한 사회에선 범민련과 같은 극좌익 단체는 옛날 역사가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1980년대말 소련 대표단의 통역원으로 남한을 처음 방문한 이후에 35년 동안 거의 매일 남한사회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남한사회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는 1980년대말 1990년대초 극에 달했던 극좌익 운동이 사실상 사라진 것입니다.

1980년대말 1990년대초, 남한의 대학교에서 다종다양한 좌익 단체의 영향이 진짜 컸습니다. 이들 단체의 사상을 보면, 공산주의 영향, 민족주의 영향, 주체사상 영향까지 있었습니다. 물론 당시에도 남한 대학생 다수는 이러한 운동에 참가하는 좌익 혁명가들은 아니었습니다.

남한에서 주체혁명이나 공산주의혁명을 꿈꾸는 학생 혁명가들은 소수였지만 매우 시끄러웠습니다. 그들은 남한이 미국 식민지라고 믿고, 노동계급의 혁명을 통해서 나라를 해방시킬 의무가 있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들 가운데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진영 국가를 모범으로 보는 사람도 있었는데 북한을 흠모하는 사람은 보다 많았습니다. 소련식 사회주의를 흠모하는 혁명가들과 북한 체제를 흠모하는 혁명가들은 서로 많이 대립했습니다.

그러나 양 세력은 1990년대 들어와 매우 심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소련과 고전 맑스주의 이론을 지지했던 인민민주주의파는 1990년대 초 공산권 붕괴를 보고 심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1990년대초 많은 남한 혁명가들은 공산권 나라로 유학갔는데요. 그들은 혁명을 배울 것을 꿈꾸었지만 정작 소련과 동구권 인민들이 심한 반공사상을 가진 것을 목격했습니다.

주체사상과 북한식 사회주의를 흠모하는 민족해방파는 얼마 후 보다 심한 타격을 받았습니다. 기본 이유는 고난의 행군입니다. 1990년대 북한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했을 때 수만명의 인민들은 중국으로 피난 갔습니다. 당시에 북한을 흠모하는 젊은 지식인들은 중국으로 많이 유학갔는데요. 그러나 그들이 중국에서 만난 북한 피난민들의 이야기는 민족해방파 사람들이 꿈꾸던 북한과 거리가 멀었습니다. 북한은 매우 어렵게 사는 나라일 뿐만 아니라 극한 독재국가였습니다.

그 때문에 1990년대 말이 되자, 10년 전에 맹위를 떨쳤던 극좌익 혁명가들의 절대 다수는 실망이 컸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옛날 착각과 희망을 포기했습니다. 흥미롭게도 민족해방파 사람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은 북한 인권 운동에 참가하고, 북한 정권과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원래 극한 친북 극좌익 혁명가 상당수는 반북한 운동가로 변신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련이나 북한식 사회주의를 자신의 이념으로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늘날 그들은 북한을 모방할 생각이 없습니다.

물론 북한 관영언론은 오늘날까지 남한에서 북한을 찬양하고 김일성을 흠모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러한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멉니다. 오늘날 남한에서 범민련과 같은 사람들은 극소수입니다. 뿐만 아니라 나이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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