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27일은 북한에서 사회주의헌법을 제정한 지 48년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헌법은 진짜 국가 체제의 기본이 될까요?
예를 들면 남한을 봅시다. 남한에서 헌법은 국가 체제의 기본입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의 당선하는 방법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모든 국가기관이 작동하는 방법, 인민들의 자유와 국가의 기본 원리가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민주국가 어디나 비슷합니다. 헌법은 제일 중요한 법입니다. 형법이나 민사법 모두 헌법 밑에 있습니다.
대통령과 여당이 만든 법이라고 해도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2004년에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은 수도를 충청도로 옮기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재판소는 수도를 옮기는 법률이 헌법과 어긋난다고 판단하고 폐지시켰습니다. 다시 말해 나라의 이런저런 법률과 규칙은 모두 헌법 밑에 있습니다. 헌법은 힘이 가장 많고, 일반법은 힘이 조금 있고, 규칙은 가장 힘이 약합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사뭇 다릅니다. 북한뿐만 아니라 북한이 원래 모방했던 공산체제를 보면 비슷한 특징이 있습니다. 공산국가에서 헌법은 거의 힘이 없습니다. 일반법은 조금 힘이 있고 규칙의 힘이 가장 큽니다. 즉 북한국가를 움직이는 원칙은 헌법이 아니라 평범한 백성들이 잘 모르는 법률과 규칙입니다. 예를 들면 북한 헌법에도 “공민들은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써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나 로동당의 노선을 비난한 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남한도 미국도 영국도 정권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매일 열심히 비난하고 정부를 규탄하는 데모를 많이 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인민의 기본 권리입니다. 지금 서울에서 광화문에 간다면 문재인과 진보파가 북한의 졸개이고 그들이 거짓말을 한다고 비난하는 보수파 시위자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나중에 보수파가 정권을 잡는다면 진보파들은 비슷한 반정부 시위를 시작할 것입니다. 이것은 민주주의의 얼굴입니다.
언론자유에 대한 이야기는 북한 헌법에 있는 수많은 의미없는 주장 가운데 하나입니다. 헌법 68조에 따르면 공민들은 신앙의 자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인민들은 교회에 갈 수 있을까요? 책방에서 성경을 팔까요? 헌법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헌법은 나라의 정치의 핵심인 로동당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습니다. 누구든지 북한을 통치하는 단체가 로동당인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헌법에는 최고주권기관이 최고인민회의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아시는 것처럼 이것은 말뿐입니다. 북한에서 최고주권기관이 있다면 이것은 바로 당중앙입니다.
북한 헌법이 언급하지 않는 것은 권력구조 뿐만이 아닙니다. 북한 헌법을 보면 출신성분이나 배급제에 대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조직생활에 대한 이야기도 없습니다. 하지만 배급제이든 조직생활이든 북한 정치와 사회의 핵심 제도입니다.
남한이나 미국을 공부할 때 헌법을 공부해야 합니다. 그러나 북한이나 중국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헌법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북한에서 헌법은 무엇일까요? 쉽게 말하면 별 의미없는 장식품입니다. 북한 정치를 이해하기 위해서 북한 헌법을 몰라도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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