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민주주의는 왜 권위주의보다 우월한가?
2024.12.26
12월 3일 밤, 윤석열 한국 대통령은 갑자기 계엄령을 선포했습니다. 그는 야당이 통제하는 국회의 '패악질'을 비난하고, 북한 공산세력의 위협까지 언급했습니다. 계엄령 선언은 남한 사회에서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설명에 대부분의 국민은 동의하지 못했고 사건 이후 몇 주가 지난 지금도 윤 대통령의 계획은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아마 그는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의 말만 듣고, 나라의 분위기를 잘 모르고, 오늘날의 남한을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으로 믿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계엄령의 수명은 2시간 30분에 불과했습니다. 국회의원들은 야당이든 여당이든 상관없이 국회의사당에 모였고 계엄령을 공식적으로 무력화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며칠 후에는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를 결의했고, 그에 대한 조사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계엄 당일 국민들의 시위가 없진 않았지만 시위의 규모와 상관 없이 국회를 비롯한 입법기관이 대통령의 비합리주의적인 행위를 저지했다는 점입니다.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입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특징 중에 하나는 '절대권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고급간부라고 해도 불법행위를 하면 조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통령이라도 법을 심하게 위반한다면 임기도 마치지 못하고 탄핵을 당하고 감옥에도 갈 수 있는 체제입니다.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에서 최고 지도자는 아무 때나 나라를 마음대로 통치하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하루 아침에 정책을 180도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인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시하지 못합니다.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권위주의 국가에서도 민중은 주로 침묵을 지킵니다. 독재국가 북한에서는 민중들이 무조건 환호를 하고 만세를 불러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북한 사람들은 70년 동안 남북한 통일을 외쳤지만, 당국의 결정으로 하루 아침에 '적대적 두 국가'를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독재국가라고 해도 최고 지도자의 결정이 올바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국가와 달리 독재국가, 권위주의 국가에서는 견제장치가 없습니다. 특히 독재국가의 지도자는 민중과 만나지 못하고, 자유 언론을 허용하지 않고, 반대 세력의 비판은 용납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최고 지도자가 매우 이상하고 매우 비합리주의적인 결정을 하더라도 민중은 그의 뜻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당연히 민주국가에서도 가끔 혼란이 생깁니다.
예를 들면 계엄령 사건 이후 남한에서 몇 개월 정도 정치 상황이 매우 혼란스러울 것입니다. 그러나 2025년 봄이나 여름이면 그 위기는 극복될 것입니다. 그러나 남한이 독재국가였더라면 대통령으로 위장한 독재자가 계엄령을 진짜 실시할 수도 있고, 비상조치 때문에 몇 개월의 혼란이 아니라 몇 년의 혼란이 생기고,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나라의 경제가 심각한 손실을 입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민주주의 국가는 믿을 만한 안전장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세계에서 잘 사는 나라의 대부분이 민주정치를 실시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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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