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러시아는 왜 북한군이 필요했나

북한은 이번 파병으로 큰 돈을 벌고, 필요한 군사 기술을 러시아에서 얻고 군대의 전투 경험도 쌓을 수 있을 겁니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보다 월등히 군사 기술도 앞서 있고, 러시아 군대는 70년 동안 싸워 본 적이 없는 인민군과 달리, 수십 번의 전투 경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는 왜 갑자기 북한의 인민군이 필요하게 됐을까요?

러시아 입장에서 인민군 병사들은 국내 위기를 기피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수많은 전문가는 전례없이 엄격한 대러시아 제재로 러시아 경제가 곧 무너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예측한 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역설적으로 러시아 경제는 지난 2년 동안 다른 선진국 경제보다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국민의 소득 즉 생활 수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러시아 국민 다수가 전쟁을 지지하는 것은 놀라운 현상이 아닙니다.

물론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 다수는 반대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교수나 과학원 연구사 등은 어느 나라이든 소수에 불과합니다.

러시아 사람들이 전쟁을 대체로 지지하기는 하지만, 그들은 군대에 갈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오직 자원한 사람들만이 군대로 갑니다. 러시아 정부는 병력을 얻기 위해 사람들을 의무적으로 동원, 징병하는 대신에 군대에 가는 사람들에게 큰돈을 줍니다. 북한 사람들이 믿기 어렵겠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러시아 병사들은 최소 2,200달러 즉 15,000 중국 위안을 월급으로 받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원자들은 입대하면 20,000달러 즉 14만 중국 위안 정도의 돈을 한꺼번에 받습니다. 이것은 러시아에서도 큰돈입니다.

그래도 갈수록 군대에 가고 싶은 사람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전쟁 상황을 보면 러시아의 병력 부족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군대는 서쪽으로 진출하고 있기는 하지만, 속도는 하루 수백 미터에 불과합니다. 기본 이유는 러시아 군대에 병사들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동원령을 선포하는 것을 원치 않습니다. 동원령을 선포한다면 내부 경제가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고,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러시아는 자유선거가 없는 나라이지만 북한이나 중국보다는 자유가 보장되고 정부는 국민들의 불만을 무시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인민군 파병은 러시아 정부를 돕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러시아는 북한으로 돈을 보내야 하지만 인민군을 고용하는 비용은 국내에서 병사를 고용하는 돈보다 매우 저렴합니다.

결국 북한도 얻는 것이 있고 러시아 정부는 어려운 정치 결정 즉 동원령 선포를 늦추거나 회피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 사람들은 전쟁터로 가지도 않고,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지지 않을 것이고 경제도 대체로 잘 가동될 것 같습니다. 다만 누군가가 대신 죽어갈 뿐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