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경제 ‘고환율’, ‘식량가격안정’이 의미하는 것

란코프 ∙ 국민대 교수
2024.11.28
[란코프] 북경제 ‘고환율’, ‘식량가격안정’이 의미하는 것 개성의 제8식량공급소에 주민들에게 배급될 쌀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란코프 교수
란코프 교수
지난 1년 동안 북한 경제의 변화가 많습니다. 제일 중요한 변화는 북한 원화의 가치 하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2010년대 초부터 거의 10년 동안 북한 원화 대 미국 달러의 환율은 1달러당 8,000원 수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물론 중국 위안화도 기타 외화도 별 변동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급격히 하락하기 시작했는데요. 11월 말의 미 달러 환율은 2 5천 원까지 올랐습니다.

 

올해 북한에서는 월급 즉 생활비가 인상됐습니다. 수천 원에 불과했던 생활비는 약 20배 이상 올라 2-3만 원 수준을 달성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시장 가격에 큰 영향을 줍니다. , 물가의 변화는 예상보다 크지 않았습니다. 최근 양곡판매소의 쌀 1kg 가격은 7,000원 정도라는 보도가 있는데요. 작년 가격보다 비싸지만 환율만큼 높아진 것이 아닙니다

 

이런 경제 지표의 의미는 뭘까요?

 

우선 북한 경제의 고립이 더 심각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990년대 말부터 북한의 쌀 가격은 국제 시장의 쌀 가격에 따라서 움직였습니다만 지금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 당국자들은 독립적인 쌀 무역을 완전히 차단해 북한 국내 시장을 고립시켰습니다.  

 

그렇지만 다행히 이 고립된 시장에 곡식은 풍족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쌀 가격은 크게 상승했을 것입니다. 특히 장마당이나 양곡판매소의 곡식들은 거의 러시아에서 나오는 식량원조에 의존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북한 관영언론이 갑자기 밀가루 음식을 찬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가 쌀이나 옥수수뿐만 아니라 러시아 사람들의 기본 음식인 밀도 원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의미는 당국이 강력하게 외화를 통제하고 있다는 겁니다.

 

북한 사람들이 외화를 옛날만큼 쉽게 사용하거나 바꿀 수 없다면 환율과 시장가격 사이의 관련성은 적어집니다. 바꾸어 말해서 김정은 정권은 김일성 시대 경제를 부활시키려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들은 개인 무역뿐 아니라 다양한 개인 경제활동을 통제하고, 국가를 중심으로 하는 계획 경제, 명령식 경제를 다시 건설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세계 역사가 셀 수 없이 보여주듯이 계획 경제는 시장 경제를 능가하는 효율성이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시장경제를 따라잡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갈수록 뒤처지게 됩니다

 

하지만 현 단계에서 북한 지도자들은 이 구조적인 문제를 극복할 방법이 있습니다. 그들은 중국에서 지원을 받고 특히 러시아와 무기 무역을 하고 파병까지 했습니다. 러시아로 파견된 북한 군인들은 돈을 버는 수단입니다.

 

결국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지원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동안에는 계획 경제라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가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큰 성공을 할 수 없지만, 적어도 기근은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외국 지원과 원조가 늘어나면 백성들의 생활도 어느 정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역설적으로 오늘날 북한 경제 상황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 기관은 내각 경제 기관보다 외무성과 국방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해외에서 지원을 얻어 오는 동안은 경제 분야에서도 얼마 전에 시작한 전략적인 후퇴가 재앙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이현주, 웹편집 김상일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