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2010년 신년 공동사설은 경공업과 농업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북한의 지도부도 인민의 소비 생활이 좋아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12월말에 나온 지시를 보면 북한 지도부는 '국가적인 조치로 화폐 교환을 하면서 주민들에게 상품을 풀 데 대한 대책안을 마련'했고, 주민들이 모든 상품을 국가가 새로 제정한 가격에 따라 구입하도록 했습니다. 동시에 시장에서는 물가가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도록 하는 대책 마련에 분주해 보입니다.
주민들이 더 많은 상품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조치를 취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앙당은 지난 12월에 회의를 하면서 인민 생활을 개선하기 위해 국방비를 이용하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그들은 '내년부터 인민 경제를 추켜세우기 위해 국방비에 들어가는 비용 중 40%를 인민경제의 여러 부문에 투입'하기로 결정했다는 겁니다. 또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소비품을 국내에서 팔리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북한 인민의 대부분은 희망을 갖게 될 겁니다. 북한 지도부가 인민의 소비 생활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을 갖고 있다면, 인민의 경제 사정이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소련을 비롯한 사회주의 국가의 역사적 경험을 놓고 보면, 북한의 이러한 정책에도 불구하고 상황을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북한 정부는 옛날의 경제 체제, 즉 국가의 소유를 절대화하는 경제 체제를 통해 인민 소비품을 좀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북한이 그대로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소련의 경제 체제가 군수 생산은 어느 정도로 할 수 있지만 인민 소비품을 잘 생산하는 능력은 없습니다.
저는 1970년대에 자라난 소련 사람으로서 비슷한 일을 저의 눈으로 직접 본 적이 있습니다. 소련 정부도 1960년대 초부터 당과 정부 기관들에서 소비품의 생산을 향상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그들의 희망은 주민들이 모든 상품을 국가가 새로 제정한 가격에 따라 구입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소련은 경공업과 농업에 적지 않은 투자를 했습니다.
그러나 효과는 별로 없었습니다. 물론 한편으로는 소련의 소비 생활이 1960년대 이전보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렇지만 소련의 소비 생활은 미국이나 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수준을 달성하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중국 정부는 인민을 위해 소비품을 더 생산하라는 지시를 보내는 대신에, 경제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왠만한 소비품은 모두 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지도부의 주관적인 희망과 상관 없이, 개혁이 없으면 북한의 소비 생활도 좋아질 희망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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