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작은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가 셋째 아들인 김정운으로 결정됐다는 기사였습니다. 이 보도를 시작으로 이 사실을 반박하는 기사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저는 이 보도가 그다지 신빙성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로, 외부 세계는 김정일 위원장의 가족 그리고 북한 지도부의 내막을 알 수 없습니다.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비밀과 신비가 많은 나라이며 이 중 가장 큰 비밀이 바로 후계자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지난 2~3년 동안 후계자에 대한 소문이 너무 많았다는 겁니다. 작년 말에 장성택 제1부 부장이 후계자가 될 것이란 이야기가 많이 돌았습니다. 그전엔 김정일 위원장의 둘째 아들인 김정철이 후계자로 유력하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지난 소문들의 진위가 증명되지 않은 상태에 나온 새로운 소문은 그냥 소문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만약 김정일 위원장이 진짜 후계자를 결정하면 북한 언론은 후계자를 찬양하는 대대적 선전을 시작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자연스럽게 후계자를 알게 될 겁니다.
사실 저는 우리가 북한 후계자에 대해 지금과 같은 관심을 두는 일은 불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후계자의 이름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현재 북한 사회를 보면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이후에 등장할 사람은 김일성 시대 이후 이어져 온 일인 독재를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 후계자의 이름이 아니라 북한 지도 계층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더욱더 중요한 것은 이북 인민 대중의 입장입니다. 인민들이 지도부에서 내릴 정치 결정을 그대로 받아들일까요? 아니면 변화를 요구하기 시작할까요? 변화를 요구한다면, 언제 어떻게 이 변화를 요구하게 될까요?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북한 운명을 결정할 것은 봉건 시대와 비슷한 김 왕조의 세습 정치가 아닙니다. 이북은 김정일 가족의 세습 영지가 아닙니다. 국가의 운명을 결정할 세력은 이북 땅에서 살고 있는 2천3백만 명의 인민들의 목소리와 그들의 의지입니다. 당국의 철저한 감시 아래서 입을 열지 못하는 지금 북한 주민들을 볼 때 이런 저의 말은 허망하긴 하지만, 조만간 이런 상황은 바뀔 겁니다. 역사의 흐름은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