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은 남한 주민 대부분이 꿈꾸는 통일 방식이 바로 김정일 위원장이 주도하는 통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 언론 보도를 통해 남한에 대한 정보를 얻는 북한 사람들은 남한의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 대부분이 통일 운동을 하고 통일에 대해 꿈을 꾸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모두 북한 당국이 지어낸 이야기입니다.
사실은 전혀 반대입니다. 남한에서 통일에 대해 또 이북 대해, 관심이 많은 사람은 학생이 아니라 386세대라고 불리는 40대의 사무원들입니다. 1960년대 태어난 40대 장년층은 학생 운동이 가장 심각했던 1980년대 대학을 다녔습니다.
이 시기의 학생 운동을 주도했던 계파는 민족 통일을 중점적으로 부각시켰고, 이런 관심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현재 대학에 다니는 대학생들은 통일에 대한 관심은 거의 없습니다.
지난 11월, 남쪽의 현대경제연구소가 실시한 '통일과 남북 관계'에 대한 연구 조사 결과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해줍니다. 조사 결과 나이가 젊을수록 통일에 대한 관심이 적었습니다. 20대 젊은이들 가운데서 45%는 통일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답했고 반대로, 40대 장년층 중엔 관심이 없다고 하는 비율은 28%에 불과했습니다.
20대에 "통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많다"라고 답한 비율이 겨우 4%, 반대로 "통일에 대한 관심이 매우 많다"라고 답한 40대는 29%나 됩니다. 통일에 관심이 많은 40대와 20대의 차이는 7배. 그렇다면, 왜 20대는 40대보다 통일에 대해 관심이 없을까?
재밌게도 사실 이런 결과는 햇볕 정책 덕분입니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남쪽과 북쪽은 교류가 늘어났고 남쪽에서는 그동안 막연히 알고 있었던 북한의 경제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이해가 확산됐습니다.
북한 경제가 얼마 어려운지 알려지게 됐고 이 덕분에 남쪽에선 통일 비용에 대한 우려가 심각해졌습니다. 부자 나라인 남한에서 극빈국인 북한과 통일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의식 변화는 남과 북의 미래를 함께 위협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통일은 남과 북의 미래입니다. 남한 주민들의 무관심은 이런 미래로 함께 나가기 위해 넘어야 할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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