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북한인민 생활 더욱 고달퍼질 것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6.03.24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유엔 안보리는 3월부터 북한에 대해 역사상 제일 강력한 제재를 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북한의 석탄을 비롯한 광물도 수출이 금지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한은 개성공단의 운영을 전면 중단할 것을 결정했습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이번에 중국도 대북제재를 지지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이번 제재는 북한의 경제 상황을 많이 바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언론은 수십년 전부터 경제봉쇄에 대해 여러가지로 거짓선전을 늘어놓았지만 이러한 주장은 북한 인민들이 겪는 극심한 경제난을 정당화하기 위한 북한당국의 변명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미국은 북한과의 무역을 오래전부터 통제하고 있지만 사실상 미국이 통제를 하지 않더라도 북한이 미국과 무역을 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북한의 무역 대상은 불가피하게 아무 통제나 제재가 없었던 중국, 동남아, 구 소련, 즉 러시아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사뭇 다릅니다. 중국이 끝까지 이번 안보리 제재를 충실히 실행한다면 북한 경제는 극심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유지했던 경제 성장이 둔화할 뿐만 아니라 경제적 파탄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무역감소 및 경제 위축은 불가피하게 평범한 인민들의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고난의 행군이 다시 시작될 수도 있겠고 인민의 생활이 많이 어려워질 것입니다.

중국의 대북제재 이행으로 인해 북한의 어떤 사회계층이 제일 많은 영향을 받게 될까요? 제일 중요한 문제는 북한 광물자원의 수출금지 조치입니다. 현단계에서 석탄 수출이 가능할지 어떨지 알 수 없지만 최근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북한의 석탄 수입을 줄였거나 아예 금지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쪽은 광업 기업소들입니다. 어려운 노동으로 석탄이나 철광석을 채굴하는 광부들과 대중국 석탄 수출을 관리하는 무역대표나 돈주들까지도 살기가 많이 어려워질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석탄 수출 덕분에 돈주나 무역 일꾼들로부터 뇌물을 받아 살아가던 간부들도 또 광부들에게 식량과 일용품을 팔던 장마당 장사꾼들도 쓰라린 고통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물론 개성공단에서 일하던 북한 노동자들의 운명도 서글프게 되었습니다. 10여 년 동안 북한에서 가장 좋은 직업을 가진 행운을 누렸던 5만명 노동자들은 하루 아침에 개성 근처 협동농장이나 공장에 배치를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경제가 다시 어려워지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협동농장이나 가동을 멈춘 공장기업소의 월급이나 배급은 형편없는 수준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주민들은 살아가기가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이들은 대부분은 밑천과 경험이 없어서 장사마저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마도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핵개발이 야기한 남북관계 파탄으로 초래된 위기의 최초 희생자들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단지 시작일 뿐입니다. 올해 말까지 북한 경제가 아주 나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와 같은 변화가 인민 대중의 불만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정권은 인민에 대한 감시 및 통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북한당국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 방법은 핵무기를 포기하거나 핵개발을 동결하는 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 정권이 이러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습니다. 그 때문에 북한의 인민들은 올해에 아주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결국 북한 인민들은 살아남기 위해 개인이 알아서 준비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