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남한의 통일대박론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4-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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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남한 정부는 물론 언론에서도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얼마 전 연설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언급했기 때문입니다. 바꿔 말해서 남북 통일이 되면 통일 한국이 엄청난 경제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박 대통령은 물론 언론에서 이러한 주장을 많이 하기 시작한 이유는 알기 어렵지 않습니다. 사실 남한 사람들의 통일에 대한 열망은 많이 없어진 상황입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남한 대학생들 가운데 통일은 안 돼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절반 정도나 된다는 여론조사도 나왔습니다.

물론, 남한에서 통일에 대한 이러한 공포심을 초래한 것은 통일비용에 대한 우려 때문입니다. 남한 청년들은 통일 이후 너무 낙후한 북한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와 같은 우려와 공포심을 줄여주기 위해서 남한 집권층은 ‘통일은 대박’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기 시작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말하면, 박대통령과 언론이 주장하는 것은 옳은 주장입니다. 통일 직후 과도기가 끝난 다음, 통일한국은 경제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치, 군사, 사회적인 부분에서 엄청난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과도기 입니다.

제가 보니, 통일 이후 과도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 동서독 경험을 보면 향후 남북 통일이 초래하게 될 어려움은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통일 이후, 서독은 사회주의 동독을 개발하기 위해서 17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동독은 통일이 된지 2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서독만큼 잘 사는 지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동서독 격차는 남북격차보다 미미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남한 기준으로 보면 오늘날 북한은 너무 낙후한 사회입니다. 북한에서 도로, 철도, 전기망은 너무 원시적인 수준입니다. 사실상 남한은 북한이라는 나라에서 모든 공업시설, 도로시설, 철도 등 새로 건설해야 합니다.

사회적 모순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분단 70년 동안 남한과 북한 사람들은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통일 이후에도 서로를 외국인처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한국은 이런 어려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서 이러한 어려움은 불가피한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에 과도기가 야기할 어려움을 과소평가한다면 이는 너무 위험한 것입니다. 남한 사람들이 통일에 대한 지나친 희망을 갖게 된다면 과도기에 경제 공황에 대한 실망을 느낄 뿐만 아니라 북한에 대한 적대감까지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 사람들도 통일되면 남한의 지원으로 생활은 많이 좋아질 수 밖에 없지만 정신적인 문제점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이 오랫동안 익숙한 북한이란 세계가 갑자기 무너지는 것은 정신적인 혼란과 불신감을 가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에 통일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말해야 합니다. 통일은 정말 한민족에겐 대박입니다. 그러나 통일 직후에 바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대박이 아닙니다. 통일은 영광스러운 길로 가는 험한 길 가운데 첫걸음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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