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코프] 평양 정상회담의 목적

란코프 ∙ 한국 국민대 교수
2018-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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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2007년 10월 4일 즉 11년전에 대한민국 대통령 노무현은 평양을 방문했고 김정일과 만나서 경제협력과 교류협력에 관해 아주 많은 약속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약속들은 하나도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이번 평양 수뇌 상봉도 어느정도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번에 양측은 무역, 철도연결, 남북교류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제일 큰 대기업 대표자 여러 명은 대통령을 따라서 평양으로 갔습니다. 이것은 남북경제교류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남북경제협력의 재개는 아직 불가능합니다. 작년 12월에 미국과 중국 등이 지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따르면, 북한과의 무역이나 경제협력이 거의 다 불법행위가 되었습니다. 남한은 북한과 무역을 한다면 당연히 국제법 위반이 됩니다. 남한은 이렇게 할 수 없습니다.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북핵문제도 이번 평양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토론,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북한측이 여러 번 강조한 바와 같이 북핵문제는 북미간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한이 중개인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결정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정상회담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솔직히 말해서 상징적인 행사와 듣기 좋은 이야기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수뇌 상봉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양측의 기본 목적은 구체적인 것을 만드는 것보다 분위기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것은 다른 표현으로 ‘정치 극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극장에는 관람객이 있어야 합니다. 이번 극장의 관람객들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고급공무원과 국제사회의 주요 국가의 외교관들입니다.

올해 초 중국의 경제 압박과 미국의 군사 압박에 굴복한 북한은 비핵화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당시에 북한의 핵개발을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은 이를 환영했으며 북한이 조만간 핵을 폐기할 수 있다는 생각까지 가지게 되었습니다. 당연히 이것은 아무 근거가 없는 환상일뿐이었습니다. 북한 집권 계층은 핵무기를 체제 유지와 권력 유지의 기본 수단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원래도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없었으며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입니다. 지난 5월부터 중국은 북한에 대한 경제 압박을 많이 완화했고 북한이 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조짐이 보이게 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비핵화를 할 생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몇 개월 전에 가능했던 핵 감축도 할 의지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는 다는 것을 감지했고 따라서 긴장감은 고조되었습니다. 특히 미국 강경파는 북한이 멀지 않은 미래에 중요한 양보를 하지 않는다면, 다시 한 번 최대 압박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번 최대 압박은 군사력 사용까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북한이 협력에 대해서 관심이 많아지고 양보를 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믿게 된다면 미국 강경파는 다시 위험한 최대 압박 정책을 시작하기 어렵게 될 것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양측은 구체적인 성공을 이룰 수 없지만, 북한에 많은 압박을 가하지 않고 대북제재 완화를 비롯한 이런저런 양보가 필요하다는 인상을 주려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물론 극장입니다. 이 극장은 동북아시아에서 새로운 위기가 발발할 가능성을 많이 줄이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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