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은 독재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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란코프

독재자… 서방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을 독재자로 부릅니다. 북한 기자나 외교관들은 김정일 위원장을 이렇게 부르면 화를 내죠. 그러나 아무런 선거 없이 자신의 아버지로 부터 절대 정권을 받은 사람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이 시대는 독재자로 생존하기 어려운 때입니다. 그런 면에서 몇 십년 동안 절대 권력을 지키는 북한 정권은 운이 좋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미래를 알 수 없겠죠,. 그러나 저는 김정일 위원장의 자연 사망까지 정권이 계속적으로 보장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역사가 보여주듯이 독재 정권을 위협하는 세력은 주로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독재자의 측근들입니다. 야심 찬 군관이나 고급 관리들이 음모를 만들어서 독재자를 치고 정권을 전복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위험은 인민입니다. 독재 정권에 대해서 불만이 심해지면 인민은 혁명으로 정권을 타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일은 이러한 도전과 압력을 직면하지 않습니다. 물론 북한 고급 간부들은 김정일이란 사람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잘 아는 사실은 김정일이 없어지면 그들이 누리는 특권을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북한 간부들이 서로 다투기 시작하면 인민들의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김정일을 결사웅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들은 사실 김정일에 대한 충성보다는 냉정한 상황 판단에 따라 충성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인민들도 아직 독재 정권을 반대하지 못합니다. 역사적으로 혁명 운동은 진압과 압박이 가장 심한 시기엔 시작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이 시기엔 인민들이 혁명 운동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조직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죠. 현대 세계에서 북한만큼 인민들을 엄격하게 통제, 감시하는 국가는 찾기 힘듭니다. 북한처럼 외국 방송을 전면 통제하고 다른 지방으로 가려면 통행증을 가져야 하고 인민반에서 매일 감시를 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을까요?

요즘에 이북에서도 주민들에 대한 감시가 어느 정도 약해졌다는 풍문입니다. 그러나 김일성 시대에서부터 이어져 오는 공포는 평범한 인민들의 마음 속에서 아직 강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 통치자들이 실시하는 정보 고립 정책 때문에 북한 인민들은 외국 생활을 잘 모르고 자신이 살고 있는 나라의 상황도 파악할 수 없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이런 정보를 갖고 있으면 그들의 불만은 지금보다 커졌을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독재 정권이 생존하기 어려운 우리 시대에도 김정일 일인 독재 정권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