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무장 세력에 의해 23명이 납치돼 이미 한명이 살해되고 다른 22명의 한국인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생사의 기로에서 세계를 향해 구원을 호소하고 있다. 22명의 피랍 한국인 봉사단 중 한 사람인 임현주씨와 유정화씨는 지난 주말 미국 CBS방송과 로이터통신과 각각 전화 통화를 통해 “너무 두렵다. 한명 씩 죽이겠다고 위협한다” 고 현재 그들이 처한 위험한 상태를 알렸다.
그러면서 두 여성은 “더 이상 견디기 어렵고 모두 아프다” 며 한국정부와 미국정부 그리고 유엔을 향해 “제발 구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대부분 젊은 여성들인 이들이 겪고 있을 두려움과 고통을 백번 느끼고도 남음이 있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애타는 심정이다.
벌써 이들 한국인 23명이 탈레반에 의해 납치된 지 30일 오늘로써 12일째다. 탈레반은 이들 아프간 봉사단원 중 지도자인 배형규 목사를 살해했으며 나머지 22명의 생명도 어느 순간 탈레반에 의해 처형될지 알 수 없다. 뉴스위크지 보도에 의하면 탈레반 대변인이라는 카리 유세프 아마디는 “만일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한국인 인질들을 살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 시간 현재도 한국과 아프가니스탄 정부 측 그리고 탈레반 무장 세력들과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과연 협상이 잘 되어 납치된 봉사단원들이 무사히 살아 돌아 올 수 있을 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알려진 대로 탈레반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으로 여성에 대한 교육과 사회활동도 금지하고 있으며 지난 2001년 세계적 유적인 바미얀 석불을 파괴한 것으로 유명하다. 2001년 미국에서 9.11 테러가 나자, 미국은 당시 탈레반 정부에 아프간에 근거지를 둔 빈 라덴의 인도를 요청했으나 탈레반 정부는 이를 거부했고 이후 미국의 지원을 받는 현 아프간 정부에 대항해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다.
탈레반 무장 세력이 지난 수년간 한국인들 뿐 아니라, 외국인들을 마구 납치해 온 것은 탈레반의 말처럼 “이들은 미국과 다국적군을 지원하는 나라 사람들이기 때문이다”며 따라서 이들을 탈레반의 ‘적’으로 보고 있다. 아프간에 파견된 한국군은 전투 병력이 아니라 전쟁으로 파괴된 건물 도로 등 전후 복구사업을 돕고 있다. 탈레반 군사총사령관은 영국 ‘채널 4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탈레반 포로 석방 수단으로 외국인을 발견하면 국적을 불문하고 납치하라고 지시했음을 밝히고 있다. 참으로 가증스러운 일이다. 납치된 한국인 23명만해도 어떻게 이들이 ‘적’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이들은 탈레반에 총을 쏜 사람들도 아니고 아프간 국민들에게 해를 끼친 사람들도 아니다. 오로지 내전과 재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프간 국민들에게 구호와 의료봉사를 위해 순수한 마음으로 갔던 사람들이다. 이들에게선 오로지 인류애와 인도주의의 숭고함 밖에 찾아 볼 수 없다. 그런데 이들 젊은 ‘나이팅게일’들을 ‘적’으로 보고 있다니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집단이다. 분명히 남한의 이슬람교도들이나 전 세계의 많은 무슬림들은 인종과 종교의 차이를 불문하고 무고한 민간인들의 납치를 비난하고 있다. 이슬람은 평화를 사랑하는 종교다. 이슬람 율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인명을 살상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탈레반들은 배형규 목사 뿐 아니라, 그동안 많은 인질들을 살해했다. 그러고도 그들은 이슬람교에 충실한 교도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인가. 탈레반 세력의 무고한 민간인 납치행위와 인질 살해는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으며 모든 종교와 세계인들로부터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 무고한 민간인 납치와 살해행위는 최악의 범죄행위이며 이후 반드시 국제법정에 서도록 해야 한다.
탈레반이 진정한 이슬람교도들이라면 이슬람 율법 정신으로 돌아 가 납치한 한국인 남녀 봉사단원들을 하루 빨리 무사히 돌려보내야 한다. (2007. 7.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