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한국 이지스 구축함 진수의 의미

문명호

남한은 25일 국내에서 건조한 첫 이지스 구축함 1번 함인 ‘세종대왕함’을 진수했다. 7,600톤의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은 2008년 12월 해군에 배치돼 한국의 안보를 지키게 된다. 이로써 한국은 세계 최강의 첨단 전투함인 이지스함을 미국과 일본, 스페인,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보유하게 됐다. 한국 해군은 2012년까지 건조비가 한척 당 1조원이 드는 이 이지스함 3척을 더 건조해 보유할 계획이다. 이미 대양해군으로서의 전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일본은 4척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해군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중국도 이지스함을 건조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지스란 그리스 신화에서 무엇이든 막을 수 있는 방패에서 비롯한 말이다. 이지스함은 특수 레이더와 고성능 컴퓨터 등을 갖추고 1,000Km 밖에서 날아오는 전투기와 탄도 미사일등을 찾아 내 약 90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포착하고 20여대의 목표물에 동시에 공격을 가할 수 있다. 128개의 대공 방어 미사일과 대함 공격 미사일이 정확하게 요격 또는 공격하는 것이다. 세종대왕함이 실전에 배치되면 적성국 전투기나 함정이 공격해 올 경우, 영해 영공을 넘어 오기도 전에 요격될 수 있는 것이다.

이 이지스 구축함에 세종대왕이란 명칭이 붙여진 것은 세종대왕이 한민족의 역대 왕 가운데서 국민의 가장 큰 존경을 받는 인물인데다 특히 나라를 번성케 하고 국가 안보를 튼튼하게 한 지도자이었기 때문이다. 남한은 이지스함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국가안보를 더욱 튼튼하게 지킬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수년 이내에 3척의 이지스함을 더 건조해 동해와 서해 남해에 배치한다면 무엇보다 국가안보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한척에 1조원이 드는 엄청난 건조비가 문제이지만 세계의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남한의 경제력은 이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남한의 해군출신 전략가이자 이론가인 강영오 전 해군교육사령관은 유력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에 대해 이지스함이 갖는 의미에 대해 “북한이 핵탄두 미사일이나 비핵탄두 미사일을 쐈을 경우 이지스함을 동·서해에 배치해 놓으면 탐지,추적해 요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지스함 보유의 의미는 또한 석유 등 전략물자와 자원을 수송하는 해상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향상됐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우방국들과의 해로 안보 협력 범위도 크게 증대될 것이다. 그 다음으로 이지스함 보유에 의한 남한의 해군력 증강은 러시아와 일본 중국 등 해양강국에 둘러싸인 한국의 국제정치적 위상이 그 경제력에 맞게 달라져 가고 있음을 뜻한다.

공교롭게도 남한이 ‘세종대왕함’을 진수하는 날, 북한은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의 이 같은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보고 여러 군사전문가들은 남한의 이지스함보유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만일 북한이 남한의 이지스함 보유에 대한 경고나, 북한의 ‘2·13합의’ 이행 지연과 관련, 남한의 식량지원 연기에 긴장을 고조시킬 목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면 이는 ‘신뢰’를 강조한 ‘2.13 합의’정신에 배치되는 일이다. 결국 국제적 신뢰를 잃게 될 쪽은 북한인 것이다. (2007. 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