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일본군 위안부, 진솔하게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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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에서 과거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일본 정부에 사과를 요구하는 결의안이 제출돼 채택을 앞두고 있다. 미국 하원의 일본계 3세인 마이클 혼다 의원에 의해 제출된 결의안 내용은 과거 일본의 군위안부 강제동원과 “상상할 수 없는 성 착취 및 인간성 말살 행위”에 대해 일본 정부가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한 사과를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결의안을 제출한 혼다 의원은 일본은 이미 총리가 다른 방식으로 사과를 했다고 주장하지만 진정한 사과는 없었다고 지적한다. 혼다 의원은 또 위안부 결의안이 미국과 일본 관계를 해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정의를 확립하지 않고 관계를 맺는 법은 없다”고 말한다.

한편 일본은 워싱턴의 유수한 법률회사와 정치인 등을 동원해 위안부 결의안의 의회 통과를 막기 위해 전 방위적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에도 혼다의원에 의해 제출돼 하원 국제관계위원회까지 통과된 사과요구 결의안을 적극적인 막후 로비로 본회의에서 좌절시킨 바 있다. 혼다의원은 1999년 캘리포니아 주의원 시절, 역시 더 강한 내용의 위안부 사과요구 결의안을 제출해 통과 시켰었다. 일본은 당시에도 결의안 저지를 위한 로비를 벌였으나 막아내지 못했다.

이 같은 일본의 저지 활동은 잘못된 처사다. 과거의 잘못한 일을 아무리 덮어 보려고 기도해도 문제만 더 커질 뿐 덮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본군의 난징(南京)대학살 같은 대사건도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일본이 이를 아무리 부인하려 해도 엄연한 역사적 사실이 덮어질 수가 없으며 오히려 중국인들의 분노를 크게 만들어 양국관계까지도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일본이 아무리 군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인해도 남·북한 등 아시아에 생존해 있는 피해자들이 사실을 낱낱이 증언하고 있지 아니한가. 남·북한뿐이 아니다. 일본이 강제 동원한 군위안부는 중국 대만 필리핀 등 아시아국들뿐 아니라, 네덜란드 여성들도 있다. 15일 최초로 열릴 미국 하원 일본군 종군 위안부 청문회에 나와 증언할 네덜란드 여성 얀 루프 오헤른 할머니는 1942년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당시 자바에 살고 있던 21세의 얀을 비롯해 1백명의 네덜란드 여성들을 강제로 끌고 가 성노예로 만들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얀 할머니는 지금도 꽃을 극히 싫어한다는데 위안부시절 일본식 꽃 이름이 붙여졌기 때문이다. 결의안은 아시아에서만 20만명이 넘는 여성들이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로 짓밟힌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 사과요구 결의안을 막으려 하지 말고 그보다 결의안이 미 의회에서 채택되기 앞서 스스로 과거의 잘못에 대해 진솔한 사과를 하고 또 피해 여성들에게 충분한 배상을 하는 것이 사과를 행동으로 보이는 올바른 처사일 것이다.

한번 깊이 생각해 보라. 지금 70세, 80세가 다 넘은 할머니들이 일본군 위안부 시절의 한과 분노가 얼마나 깊이 맺혔으면 고령의 몸으로 지난 1992년부터 지금까지 매주 수요일 서울의 일본대사관 앞에 모여 사과를 요구하는 수요 집회를 하고 있겠는가. 일본 정부는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피맺힌 분노와 한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들 할머니들은 지금도 과거의 후유증으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 속에 살고 있으며 그 숫자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이들 할머니들이 한 사람이라도 더 돌아가기 전에 과거의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진솔한 사과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남·북한 등 아시아 피해국들과의 관계도 더욱 건전해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2007. 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