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충격적인 ‘남북 체형격차, 한 민족 다른 인종’


2006.11.27

지난 주 남한에서 보도된 ‘체형 격차, 남·북한 인종이 달라진다’는 내용은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넘어 큰 충격을 주었다. 이 보도에 접한 독자들로부터 “어떻게 한 민족의 인종이 달라질 수 있느냐”는 반응들이 나온 것을 보면 충격의 정도를 알 수 있다.

그 내용인 즉 남한의 보건당국이 지난 해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체검사 결과, 2005년 현재 남·북한 간의 키 차이는 20-39세의 경우, 남자 6.9cm, 여자 4.2cm나 되며 남쪽은 상체보다 하체가 긴 서구형으로 가는데 비해 북쪽은 반대로 하체가 더 짧은 몸매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주민이 장기간의 영양결핍으로 다리가 상체보다 짧아져 남·북간의 신체 비율이 달라질 수 있고 또 영양가 없는 딱딱한 음식을 오래 씹으면 광대뼈와 턱이 강해져 얼굴의 각이 날카로워 질 수 있다며 남·북한의 체형 격차를 크게 우려하고 있다.

연세대학교의 정우진 교수는 탈북자 신체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025년쯤에 가서 남·북간 키 차이는 남자 11cm 이상, 여자 6cm 이상으로 한층 더 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유엔아동기금(UNICEF)과 세계식량계획(WFP)도 북한 어린이들의 극심한 저성장 상태를 보여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북한의 “신생아 10여 명 중 2kg을 넘는 아기가 거의 없다”는 한 탈북 정부기관 영양사의 생생한 증언이다. 산모의 영양상태가 나쁘기 때문이다. 남한의 대북 지원단체인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가 유엔아동기금과 세계식량계획 그리고 북한 중앙통계국이 조사한 자료들을 인용해 작성한 2005년 북한여성의 임신과 출산에 관한 보고서는 북한의 임산부와 6세 미만 어린이들의 영양부족 상태가 심각하며 특히 임산부들이 빈혈로 시달리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대한신생아학회에 의하면 남한 신생아의 평균 체중은 3.3kg이다. 올해 유엔인구활동기금(UNFPA)은 북한의 영아사망률을 1,000명당 43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대로 가면 통일 이후 키 차이가 사회.경제적으로 남·북한 주민의 상·하위 계층을 가르는 ‘종족 식별 코드’가 될 수 있다고 몹시 우려하고 있다. 한 민족의 체형이 달라 질 수 있다니 참으로 충격적인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심각한 문제의 해결은 북한 동포들이 생존에 필요한 식량과 영양분을 제대로 섭취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국제기구인 세계식량계획 평양사무소는 흉작과 핵실험에 따른 해외원조 감소로 북한은 100만 톤 가량의 식량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북한 경제전문가들도 북한의 연간 식량 소요량은 650만 톤이나 자체 생산량이 450만 톤에 불과해 올 식량이 150만 톤 이상 부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내년 춘궁기까지 점점 더 해 갈 식량난은 앞으로 더 많은 탈북자들을 낳을 것이다.

남·북한 간에 체형 격차까지 낳고 있는 북한의 식량난과 임산부, 신생아들의 영양 부족과 장애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금 “핵보유국의 당당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등등의 대대적 핵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보도다. 북한 인민들에게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핵무기가 아니라, 생존에 필요한 식량과 임산부와 어린이들을 위한 영양분과 의약품이다. 그렇다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그 재원으로 인민의 생존을 위한 식량부터 마련해 인민들의 배고픔부터 해결해 주어야 할 것이다. (2006.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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