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캄보디아 한국 관광객 사고와 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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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호

지난 주 동남아시아의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여객기 추락사고로 남한관광객 13명을 비롯한 22명의 탑승객이 희생됐다. 이 사건은 한국의 국력과 관련된 몇 가지 점을 생각하게 한다. 그동안 보도된 대로 지난 6월 25일 일어 난 캄보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는 비행기가 워낙 깊은 밀림 속으로 추락했기 때문에 사고기와 여행객들을 수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캄보디아 당국은 즉시 군경 수색팀을 밀림 속으로 파견해 악천후 가운데서도 수색을 벌였으며 훈센총리가 직접 현장으로 달려 와 수색 팀을 독려하며 수색 작업에 노력을 기울였다. 훈센총리는 “우리는 물질적으로는 풍부하지 못하지만 마음은 풍요하다”고 말하며 경호실 요원들과 총리 전용 헬리콥터 까지 동원시켰다.

캄보디아에서 살고 있는 남한 교민들에 의하면 이 같은 캄보디아 당국의 적극적인 수색활동은 10년 전 베트남항공기 추락사건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고 한다. 사고가 난지 이틀 지나 찾아 낸 사고기와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하고 유해를 남한으로 보내는 과정에서도 캄보디아 당국은 협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 모든 수습 과정을 현지에서 전한 보도들을 지켜보며 캄보디아인들의 인정과 인도주의를 본다.

28일엔 프놈펜 병원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 북한이 프놈펜에서 운영하는 ‘평양랭면관’의 지배인이 직원들과 함께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평양랭면관 일동’이라고 리본에 쓴 조화를 들고 찾아 와 조문해 눈길을 끌었다 또 한 가지 이번 여객기 사고 수습을 보며 프놈펜에서 20년 이상 살고 있는 남한 교민은 “아직도 빈곤한 이 나라 사정을 감안하면 최대한의 성의를 다 한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최대한의 성의’는 앞서 말한 인도주의와 여객기 사고에 대한 책임감에서 이었을 것이다. 이에 더해 남한 교민들은 캄보디아 당국의 태도가 10년 전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베트남 항공기 사고 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은 캄보디아 경제에 미치는 한국의 경제협력도 배경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지 보도에 의하면 지난 해 한국이 캄보디아에 투자한 금액은 약 10억 달러로 대 캄보디아 투자국들 중 큰 몫을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 2003년 이후 한국정부가 제공한 차관 6700만 달러는 캄보디아의 도로와 교량 같은 기반시설 건설에 쓰여 지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 문화유산인 앙코르 왓트 사원 등 캄보디아를 찾는 많은 한국 관광객들도 캄보디아의 큰 수입원이 되고 있다. 캄보디아의 남한 교민들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한 나라 국민이 외국에 나가 받는 대우는 국력이 뒷받침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끝으로 또 한 가지, 캄보디아는 1인당 국내 총생산(GDP)이 2006년 기준해 506달러 정도로 낮은 나라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정부가 경제발전이란 강한 의지를 갖고 국내 산업을 육성하고 이전에 국영회사가 담당하던 무역을 민간회사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점진적 개방과 함께 외국투자 유치 등 여러 사업들을 강력히 추진해 지난 2001년 이후 5,3%- 5,5%대의 경제 성장률을 보이는 등 경제는 점차적으로 나아지고 있다. 봉제 산업과 건설 관광이 주다. 캄보디아는 또한 세계 경제의 지역통합 추세에 맞추어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 가입은 물론 세계무역기구(WTO)에도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이후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등 국제경제 체제와 질서 속에 캄보디아 경제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일어 난 여객기 사고의 수습과정을 보며 인도주의와 세계경제와의 협력이 한 국가의 이미지 개선과 경제발전에 얼마나 중요한 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2007.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