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발해는 물론 고조선과 부여를 포함한 한국의 고대사 전체를 중국사에 편입시켜 중국사의 일부인 것처럼 기도해 온 중국의 ‘동북공정’이 1월 말로 끝났다.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변강사지연구중심이 지난 2002년 2월부터 시작한 5개년 연구 프로젝트다.
이 ‘동북공정’ 연구가 중국의 역사왜곡, 역사침탈이며 궁극적으로 남북한 통일에 대비해 한반도 일대에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책략이라고 해 한국에서 거센 반발과 항의가 일어나자, 중국은 학자들의 역사 연구 활동 일환이라며 무마해 왔다.
그러나 ‘동북공정’ 연구가 공식으로 종료된 지금 중국은 ‘동북공정‘보다 더욱 확대된 역사 침탈 작업을 진행시켜 가고 있다. 중국의 동북공정 5년 종료를 맞아 남한의 고구려연구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남한의 역사학자들은 지난 2004년을 기점으로 역사침탈의 주체가 동북 3성으로 넘어 갔으며 이 같은 사실은 ’동북사지’등 동북 3성의 학술지들이 고조선과 발해 등 한국 고대사 관련 논문을 대량으로 게재하고 있는데서 들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2006년에 시작된 제2차 중화문명 탐원(探源)공정에선 랴호어(요하)지방의 역사가 포함되고 있어 한국 고대사 침탈이 국가적 지원 하에 광범위하게 이루어 질 것으로 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창바이산(長白山, 백두산의 중국명)공정은 백두산 북부 일대에 대한 학문적 연구와 개발 사업으로 이 지역의 역사와 영토상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실제로 1월 28일부터 중국 창춘에서 개막된 동계 아시안게임에선 백두산 천지에서 채화한 성화가 점화되고 홍보물로 아시안게임과 관련이 없는 “중국국가 자연유산-창바이산”이란 홍보책자와 CD가 배포됐으며 1시간동안의 공연에선 백두산의 비경이 자주 등장했다고 한다. 백두산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1990년 하계 아시안게임 때에는 시짱자치구(티베트)에서 성화를 채화해 ‘티베트는 중국 땅’임을 부각시켰다고 한다. 이뿐이 아니다.
‘백두산 공정’은 곳곳에서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최근 그들이 만든 고속열차에 ‘창바이산호’란 이름을 붙였으며 지린성 ‘창바이산보호개발구관리위원회’는 관할구역에 있는 초·중·고교 18개 학교의 교명을 창바이산 제1, 제2, 제3고급중학교 등으로 원래의 교명 앞에 창바이산을 각각 붙여 바꾸었다고 한다. 중국은 백두산 인근에 바이산 공항 건설을 하고 있으며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백두산 일대에 스키장 등도 만들고 있다.
백두산은 남·북한 한민족의 건국 신화가 나온 민족의 근간으로 한민족이 성산으로 여기는 곳이다. 청조이후 불공정 협상으로 국력이 못 미치는 조선조에서 백두산의 상당부분을 잃게 됐으나 분명히 현재 백두산은 북한과 중국이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은 유네스코에 백두산을 자국의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하려 하고 있으며 앞서 열거한 백두산 일대의 갖가지 개발 사업으로 ‘백두산의 중국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칭짱철도를 개통한 티베트의 ’서남공정‘과 신장위구르 지역의 ’서북공정‘을 이미 끝낸바 있다.
분명한 한민족의 역사를 중국역사에 편입시키고 자연유산까지도 중국화를 기도하고 있는 일이 침탈이 아니고 무엇인가. 중국은 피해국들의 분노와 항의에 겉으로는 역사연구 차원이라는 말로 외교적 무마책을 쓰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더욱 노골적인 역사침탈 행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는 중국만 규탄 받을 일이 아니다.
일찍이 중국의 역사침탈 의도를 간파하지 못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남·북한 등 피해국들의 문제도 크다. 이제부터라도 아시아 피해국들은 중국의 패권적 역사 침탈행위에 경계를 늦추지 말고 외교적 학술적 공동 대처와 국제사회의 여론 환기 등 적극적인 저지활동을 펴나가야 한다. (2007. 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