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지난 12일 한반도 서해의 중국 가까운 해역에서 빌생한 중국 운영의 컨테이너선 진성호와 남한의 골든로즈호 충돌 침몰 사건의 중국 측 처리를 보면 아직 처리가 완전히 끝나진 않았지만 대국답지 못하다는 생각이 몇 번씩이나 든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사건은 지난 12일 중국 운영의 진성호(4,822톤)가 16명의 선원이 탄 남한 화물선 골든로즈호(3,849톤)와 충돌, 16명의 골든로즈호 선원들이 모두 실종되고 배는 침몰하고 말았다.
골든로즈호 침몰사건이 발생한지 9일, 실종된 선원들에 대한 수색작업이 한·중 양측에 의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것으로 보아 선원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은 낮은 것 같다. 해상사고 전문가들은 진성호 앞 부분과 골든로즈호 오른쪽 부분이 부딪친 것으로 보아 진성호가 안개 속에서 골든로즈호를 들이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충돌한 중국의 진성호가 왜 16명의 골든로즈호 선원들에 대한 구조 활동을 내팽개쳐 버린 채 현장을 도망가듯 떠나가 버렸는가 하는 점이다. 중국 다롄항에 입항한 진성호는 골든로즈호와의 충돌을 몰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충돌로 앞부분이 크게 손상된 상태를 점검한 전문가들은 두 선박이 다 4천톤이나 되는 배로 충돌을 몰랐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다.
또한 문제는 진성호의 입항과 중국 해사국 사고보고 시간에 차이가 있는 점 그리고 다롄항 입항이 예정된 도착 시간보다 7시간 이상 넘어 그 시간동안 진성호는 과연 무엇을 했는가 하는 점들이다. 만일 진성호가 사고 즉시 기민하게 연락만 취했어도 신속한 구조 활동으로 선원들을 구조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유엔해양법이나 국제해사기구의 해난안전협약은 해상사고가 일어났을 때 충돌을 일으킨 선박이나 조난 신호를 접한 선박이 그 즉시 구조 활동을 펴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더욱 문제는 이 사건을 다루는 중국 당국의 처리 행태다. 마치 진성호의 진술처럼 납득되지 않는데다 의문마저 일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진성호와 골든로즈호의 충돌 사고 책임이 양측에 똑 같이 있는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 또한 중국 당국이 구조 활동을 벌이기 위해 출동한 남한 해양경찰의 사고 해역 내 진입을 허용치 않다가 한참 지나서야 ·허용한 배경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온통 석연치 않고 납득할 수 없는 점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 해 2월, 남한의 완도 앞 바다에서 중국 화물선이 침몰 위기에 놓였을 때 한국 해양경찰은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 배에 올라 선원들을 모두 구해 냈다. 또 지난 해 호주 근해에서 남한의 한 화물선은 조난당한 소형 요트 구조 요청을 받고 12시간이나 돌아가 요트의 호주인을 구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은 무엇보다 사고 원인과 사후 조치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조사 규명해야 한다. 그런 다음 진성호가 국제 해양법규에 따라 골든로즈호 선원들에 대한 구조 활동을 왜 펴지 않고 도망치듯이 떠났는가 등 의문점들을 낱낱이 조사해 잘못이 있다면 관련자들을 엄정 문책하는 것이 바른 조치일 것이다. 책임에 따른 응분의 보상도 뒤따라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중국 측 처리를 보면 책임의 상당 부분을 남한 선박에 돌리고 진성호의 비도덕적 행위와 책임을 덮으려고 하는 인상을 주고 있다. 만일 중국이 이번 사건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대국의 위상과는 거리가 먼 것 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2007. 5. 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