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남·북한 이산가족이 함께 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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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호

25일은 남·북한 한민족의 명절인 추석이다.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는 문자 그대로 이날은 수확의 기쁨을 준 하늘과 땅에 감사하고 또한 조상과 부모님께 감사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 때문에 추석은 헤어졌던 가족들이 고향의 부모님께로 모두 모여 첫 수확의 열매를 하늘과 조상께 올리고 성묘하며 조상과 부모님의 은덕을 감사하면서 가족의 사랑과 정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날이기도 하다.

오늘 남한에선 곳곳에서 부모님과 고향을 찾아 가는 가족들로 기차역과 고속도로들이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더구나 올 추석은 주말 연휴까지 합하면 최소 닷새 까지 쉴 수 있는 황금연휴가 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며칠 전 태풍으로 재난을 맞은 제주도와 일부 남쪽 지방에선 자원봉사자와 군까지 동원돼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태풍피해가 남쪽보다 훨씬 큰 것으로 알려진 북한 동포들이 수확의 기쁨보다 슬픔과 피해 복구에 땀 흘리며 고생하고 있을 것을 생각하면 안타까운 마음이다. 남북한 왕래가 좀 더 용이하다면 지금도 교회에서 북한 수재민 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남한 동포들의 심적 물질적 도움이 더 많이 갈 수 있을 텐데 하고 생각해 본다.

특히 추석을 맞아 남·북한의 1천만 이산가족들이 헤어진 가족들을 만나보고 싶은 애타는 심정은 충분히 알고도 남음이 있다. 남쪽에 있는 이산가족들이나 북쪽에 있는 이산가족들 모두 똑 같은 심정일 것이다. 남쪽의 납북자 가족들이 며칠 전 임진강 너머로 북한 땅이 바라다 보이는 임진각 망배단에서 1,250명의 아버지와 남편들의 이름을 한 사람 한 사람씩 부르고 또 불렀다.

고기잡이에 나갔다가 북한 경비정에 끌려 간 남편과 오빠를 35년 동안 기다리던 70대 할머니는 남편의 사망 소식을 듣고 8월 27일 자신도 남편을 뒤따라 목숨을 끊었다.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 D.C 에서도 지난 1일부터 4일 까지 백악관 앞에서 모든 납북자들의 이름을 부른 국제적 행사가 열렸었다. 미국의 마크 커크 연방 하원의원은 미국 전역에서 1천명 이상의 이산가족 명단을 확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 해외에 살고 있는 이산가족들도 하루 빨리 북한에 있는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해를 거듭 할수록 이들 남북한과 해외에 있는 이산가족들의 슬픔과 한이 더 해 갈 것이다. 세월이 갈수록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 형제들이 한 사람 두 사람 씩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후면 평양에선 남북한 지도자들의 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참으로 어렵게 열리는 만남인 만큼 남북한 동포들의 기대도 그만 큼 클 것이다. 물론 남한 국민으로선 무엇보다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핵 완전 폐기라는 ‘통 큰’ 결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이와 함께 이산가족들과 납북자 가족들에게도 서로 간에 생사를 알고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길을 이번 회담에서 만들어 주기를 바란다. 추석 같은 한민족 최대의 명절날엔 남북 이산가족들 간에 서로 고향을 찾아가 만나고 조상께 함께 성묘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상상만 해도 가슴이 훈훈해지는 일이다. 이번에 남·북한 지도자들이 이산가족들 모두가 간절히 바라는 만남의 길을 남·북한 동포들에게 열어 주기를 간곡히 당부한다.(2007. 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