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10명의 자유 북한인(탈북자)들이 남한 땅을 밟음으로써 지금까지 남한에 들어 온 탈북자 숫자가 모두 1만명이 넘어섰다. 1990년대 중반 까지만 해도 남한에 들어오던 자유 북한인 숫자는 매년 수십명 정도였으나 2002년 1,139명으로 크게 늘어났고 2006년엔 2,019명으로 한해 2,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한국 정부 통계). 이들 1만명의 자유 북한인들이 남한으로 오기까지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온갖 고초를 겪었지만 그래도 이들은 끝내 소망을 이룬 사람들이다.
현재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 은신해 있는 자유 북한인 수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관련 민간단체들은 대개 5만-10만 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을 거쳐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이동해 남한 행을 기다리고 있는 탈북 동포들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될 것이다.
관련 민간단체들의 보고에 의하면 이들이야 말로 언제 중국 공안이나 북한 보위요원에 붙잡혀 다시 북한으로 끌려갈지 알 수 없는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혹은 강제 결혼과 인신매매로, 혹은 임금도 거의 없다시피 하는 착취노동을 하며 비인간적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주에도 동남아시아의 메콩강을 건너던 탈북 동포들이 중국 공안에 붙잡혀 끌려갔다는 보도가 전해 졌다.
한 동포로서, 같은 인간으로서 참으로 딱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하루 빨리 이들도 각자의 희망에 따라 살고 싶은 나라에 들어가 불안과 두려움 없이 인간적 생활을 영위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자면 먼저 자유 북한인들이 현재 머물고 있는 중국 등 제3국에서 이들에게 국제법상의 난민지위를 부여하는 것이 급선무다. 국제적 난민협약 상의 난민지위를 인정받게 되면 국제법적 보호와 함께 강제 송환 금지 원칙에 따라 우선 강제 북송은 당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탈북 동포들이 가장 많이 체류하고 있는 중국이 과연 인권과 국제법을 존중하는 국가라면 당연히 이들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해 주어야 한다. 지금처럼 강제 송환 조치만 계속 한다면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 손상은 물론 국제적 비난만 받게 될 것이다. 국제 인권기구와 민간단체들에서도 중국이 이들에게 난민지위를 부여하도록 계속 촉구하고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남한 정부 조사에 의하면 자유 북한인들이 북한을 탈출하는 동기는 절반 이상(57.9%)이 생활고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북한에서 먹고 살 수가 없기 때문에 빠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말할 것도 없이 사회주의 북한의 책임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 북한의 식량난은 벌써 몇 년째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식량 증산이 당장 어려운 일이라면 핵개발 대신 그 재정으로 쌀과 밀가루 등 양식을 사들여 국민을 먹여 살리는 일부터 했어야 한다. 아무리 미사일과 핵개발에 성공했다고 해도 국민이 굶주리고 있는데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지난 14일 베이징의 6자회담 합의는 북한이 기존의 핵시설을 폐쇄· 불능화 폐기시키는 대신 남한과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의 중유 등을 지원 받는데 모처럼 합의했다. 베이징 6자회담 합의 결과로 가까운 시일 내에 북한엔 먼저 남한으로 부터 식량과 비료가 지원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만일 북한이 어느 시점에 가서 또 6자회담 합의를 어기고 합의 이행을 거부한다면 그때는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고 말 것이다. 아마도 더 이상의 6자회담도 없을 것이다.
북한은 모처럼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게 된 때에 6자회담 합의 사항을 철저히 지켜 각국의 지원을 국민의 배고픔 해결과 식량 증산, 각종 질병 치료 및 의료 환경과 복지 환경 개선부터 해나가는데 쓰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는 북한이 강력한 단속으로 막고 있는 탈북 환경을 개선하는 길이기도 하다. (2007. 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