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더욱 확대되는 중국의 동북공정
2006.08.07
중국의 동북공정이 해가 갈수록 더욱 적극적이고 체계적이며 확대되어 가고 있다. 지난 주 홍콩에서 발행되는 < 원후이보> 보도에 의하면 중국이 백두산을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를 신청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지린성 정부는 200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 개최에 맞춰 백두산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록시키기 위해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을 ‘중국영토’로 세계에 알리고 인식시키려는 중국의 국가적 작업이다. 중국은 현재 북한 국경에서 36km 떨어진 푸쑹현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 전을 목표로 창바이산 공항도 건설하고 있으며 앞으로 3년 안에 백두산 지역 3개 고속도로망 및 순환도로를 건설하기로 하는 등 백두산 일대의 교통망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 뿐이 아니다. 중국은 유럽의 알프스 광천수와 러시아의 카프카스 산맥 광천수와 함께 세계 3대 냉광천수로 꼽히는 백두산 광천수를 하루 생산 4백만 톤 규모로 퍼 올려 상품화하려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심지어 백두산 기슭에서 생산되는 인삼을 ‘창바이산 인삼’이란 중국 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해괴한 것은 역사적 해석인데 인삼은 발해가 당나라에 바친 주요 공물이며 발해는 당나라의 ‘변방정권’이므로 백두산 인삼은 중국의 고유 식품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계획과 역사적 해석 모두가 조직적이고 거대한 국가적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백두산은 한민족이 민족의 근원이며 영산으로 여기고 있는 곳이다. 한국인들이 어렸을 때부터 부르는 노래 가사에도 “백두산 뻗어 내려 반도 삼천리...” 로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청나라 시기, 청국은 조선을 압박해 “서쪽은 압록강으로, 동쪽은 토문강으로” 국경을 획정하는 정계비를 세웠다. 지금까지도 지리상의 해석을 둘러싸고 양국간 논란이 많은 이 정계비로 해 조선은 많은 땅을 잃게 됐는데 이 정계비를 일제가 없앤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중국이 백두산을 포함해 그 일대를 자국령으로 국제기구에 등재하려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의 일환이다. 동북공정이란 잘 알려진 대로 2000년대 들어 중국이 옛 동북변방의 역사와 문화 등을 새로 해석하고 정리해 중국 역사의 일부로 편입시키고 있는 사업을 말한다.
이 사업으로 엄연히 한민족의 역사인 고구려사를 중국의 역사로 편입시키고 있으며 발해까지도 포함시키려는 왜곡을 서슴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의 옛 발해 터에서 새로운 유적지가 발견됐으나 중국 당국이 발굴을 중단시키고 일대를 차단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다. 중국이 왜 이 같은 역사왜곡을 하고 있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남북한이 통일 되었을 때 간도 등 현재의 동북아 일대를 지배한 고구려의 연고권, 역시 통일이 되었을 때 이 지역 일대의 조선족의 동향과 관련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미래를 대비한다고 해도 엄연히 다른 나라의 역사를 자국 것으로 빼앗아 편입시키고 한민족의 성산을 중국 이름으로 국제기구에 등재시키고 마구 훼손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앞으로 국제적 분쟁도 일어날 수 있다. 사회주의 중국이 강조해 마지않는 주권존중과 반패권정신과도 어긋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 같은 중국의 역사왜곡에 북한이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한민족의 고구려사와 발해사를 중국이 빼앗아 가고 성산 백두산을 훼손시켜도 괜찮다는 것인가. 북한도 한민족의 역사와 지리 유산을 지키기 위해선 중국에 대해 남한과 함께 항의와 저지운동을 끈질기게 벌여 나가야 한다. (2006.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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