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북한에 큰 수해가 나 많은 사망 실종자들이 발생하고 가옥 교량 철로 저수지 등이 무너지고 유실됐다는 보고다. 국제적십자사 평양주재 대표 등의 보고에 의하면 19일 현재 3백 명이 넘는 사망 실종자들이 생기고 35만 명의 수해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한다.
북한의 언론 매체들은 올해 피해 상황을 지난 1967년과 비교하고 있는데 조선중앙통신은 “7일부터 11일 사이에만 평양시에는 40년 전인 1967년 8월 평양 일대를 휩쓸었던 큰 물(홍수)때 보다 224mm나 더 많은 비가 내렸다”고 보도했다.
급기야 북한은 표면상의 이유로 이번 수해를 들어 8월 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을 10월 초로 연기시켰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150여명이 사망하고 농경지와 가옥 도로 등이 부서지는 큰 피해를 겪었다. 그런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또 큰 물난리를 겪고 있으니 참으로 딱하고 안 된 일이다. 특히 걱정되는 것은 식량난과 의약품 부족이다.
올해 북한의 수해는 황해 남·북도와 평안남도 등 주요 곡창지대에 집중된 것 같은데 북한 농업성은 지난 주 현재 전국의 논과 옥수수 밭의 11% 이상이 유실됐다고 밝혔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올해도 식량이 모자라 남한과 미국 등 국제기구로부터 식량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는 마당에 수해로 많은 논과 밭이 유실돼 더욱 심각한 식량난을 겪을 것 같다. 또 하나는 으레 수해 뒤엔 각종 질병이 뒤 따르기 마련인데 가뜩이나 모자란 의약품들과 의료 기자재들로 질병 예방과 치료가 제대로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어린이들이나 임산부 노약자들은 질병에 약하다.
이 같은 북한의 수재 소식에 따라 이미 남한 정부차원의 구호품들이 이번 주 육로를 통해 북에 전해질 것이며 민간에선 교회를 시작으로 북한 수재민 돕기 운동이 시작됐다. 전국의 교회에서 북한 수재민들을 위한 기도와 특별 헌금이 모아지고 있다. 다른 각종 민간단체들도 이에 호응할 것이다. 한 동포로서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이라든가 자연 재해 돕기 운동이 일어날 때 마다 느껴지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핵 개발에 든 엄청난 재원으로 식량난 해결을 위한 농업 현대화나 전국의 녹화 치수사업 등 자연 재해 예방 사업에 쓰는 것이 옳은 길이라는 것이다. 주민들은 식량이 부족하고 산엔 나무가 없으며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시설은 노후화 되어 있는데 핵 개발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것은 맞지가 않는 일이다. 두 번째로 북한은 국제사회와의 신뢰를 쌓고 교류 협력을 넓혀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같은 수해가 크게 발생했을 경우 만일 북한이 평소 국제사회의 신뢰를 받고 좀 더 넓은 교류 협력을 해 왔다면 국제사회로부터 더욱 신속하고 많은 협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받고 협력을 넓혀 나가려면 개방으로 나가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북한으로부터 이번 수해가 100년만의 홍수로 농작물 피해가 북한 사상 최대라는 우울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이 같은 소식을 들으며 굶주리고 혹은 질병으로 고통 받을 어린이들과 부녀자들 노약자들의 얼굴들이 떠오른다. 지금은 수해로 고통 받고 있는 북한 동포들을 도울 때다. (2007. 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