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 칼럼: 북의 핵폐기 실질적 이행을 지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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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호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에 있던 북한자금 송금과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 (IAEA) 실무진 초청에 따라 영변 핵시설 폐쇄 등 6자회담의 2.13 합의가 이행되는 첫 조치가 시작됐다. 국제원자력기구 실무진들은 이번 주 북한에 들어가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쇄 봉인 방법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모든 절차가 약속대로만 이루어진다면 핵불능화 조치 등 2단계 조치 실행 방안 논의를 위한 다음 번 6자회담도 7월 초쯤 열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이 과연 합의된 대로 약속을 잘 이행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지난 1994년 미국·북한의 제네바 핵협정 이후 서방측은 북한과 수많은 대화와 협상을 해 오면서 북한이 엉뚱한 핑계를 대가며 합의와 약속을 지키지 않은 사례를 적지 않게 경험해 왔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이번에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 실무진을 초청하는 첫 이행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북한을 의구심 가득한 눈으로 지켜보는 국제사회의 정부, 의회 관계자들이나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예컨대 핵시설 폐쇄 봉인 방법 등을 둘러싸고 계속 이견을 내세워 시간을 끈다거나 합의 이행과정에서 미국에 대해 베이징 합의와는 직접 관련 없는 테러지원국 해제나 적성국 교역법 폐지 등을 요구하는 것 같은 것이다.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는 한국과 미국과의 연례 합동 군사훈련의 중지 요구도 나올 수 있다.

이처럼 북한을 대해 본 국제사회가 북한의 약속 이행 초기 조치를 당장 그대로 다 신뢰 하지는 않거나 의구심 가득한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은 북한을 위해서는 물론 6자회담을 위해서도 도움 되는 일이 아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도 “북한이 또 다른 요구사항을 내걸며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북한 핵 문제를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한다는 미국의 입장이 난처해 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북한의 불성실한 이행은 이번 방코델타아시아은행의 북한 자금 송금 문제를 도운 러시아의 입장도 난처하게 만들 것이다.

따라서 모든 문제의 해결은 북한이 6자회담 합의대로 약속을 실천하는 일이다. 북한이 핵폐기 합의를 성실하게 지킨다면 그에 대한 보상이 따를 것이다. 그 첫째는 북한이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잃었던 신뢰를 되찾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신뢰를 한꺼번에 다 되찾을 수는 없겠지만 점차적으로 회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이번 방코델타아시아 자금문제로 특히 국제금융질서 안에서의 신뢰와 신용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깨닫게 됐을 것이다. 북한은 신뢰 회복과 함께 점차적으로 국제금융질서 체제로 복귀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북한이 일단 합의를 지켜나간 다면 남한의 식량 및 중유 지원, 경제협력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도 지원과 경제협력을 받게 될 것이다. 일단 핵문제만 해결된다면 국제사회의 각종 민간단체들도 식량으로부터 농업 의료 환경오염 자연보호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지원의 손길을 펼치려 할 것이다. 이는 북한을 위해 지금이라도 당장 필요한 일들일 것이다.

셋째로 북한의 약속 이행은 남북관계는 물론 북한과 미국 관계 등 북한의 대외관계를 전반적으로 진전시키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남북관계, 미국 일본 등 주변국들과의 관계발전은 궁극적으로 양국관계의 정상화로 이끌 것이며 이는 곧 북한에 대한 안전 보장을 뜻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북한의 모든 핵폐기 이행은 북한에게 실질적 이익으로 돌아 갈 것이다. 지금은 북한이 국제적 신뢰를 회복하고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적 지원과 협력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이 기회를 성실한 약속 이행으로 선용하기 바란다. 국제사회는 지금 북한을 지켜보고 있다. (2007. 6.17)